[전대길 CEO칼럼] 우정(友情)으로 불타는 법치주의 불꽃
[전대길 CEO칼럼] 우정(友情)으로 불타는 법치주의 불꽃
  • 편집국
  • 승인 2021.12.20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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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는 어려서부터 그림 그리길 좋아했다. 그림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려고 선생님을 찾아 나섰다. 그런데 자기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를 만났다. 그들은 가난해서 그림 공부와 사회생활을 병행하기가 힘들었다. 

그러자 그의 친구가 “자기가 먼저 일을 할테니 네가 그림 공부를 먼저 하라”고 했다. “그럴 수는 없다“면서 알브레히트가 사양했다. 그러나 그 친구가 진심으로 권하기에 먼저 그림 공부를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알브레히트의 그림이 팔리는 날이 왔다.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1478~1528)>

그 친구도 화실로 찾아왔다. 친구의 손을 어루만져 보니 힘든 노동으로 인해 손가락이 휘고 손에 굳은살이 박여서 그림을 제대로 그릴 수 없는 손으로 변해 있었다. 
               
어느 날 알브레히트가 외출하고 귀가했는데 그 친구가 두 손을 마주 잡고 멀리서 기도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감동하였다. “아~! 그래, 바로 저 손이야, 저 손을 그리자, 그래서 온 세상에 진심으로 감사하는 내 마음을 보여주자” 세계인이 좋아하는 명화, <기도하는 손>은 이렇게 탄생했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명화, 기도하는 손>
<‘알브레히트 뒤러’의 명화, 기도하는 손>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유사한 감동적인 비화(秘話)가 있어 이를 적는다. 
서울법대를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14기 동기인 강 민구 서울고법 부장판사와 윤 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어려울 땐 서로 돕고 살자“고 언약했던 선•후배지간이자 법원 동료이다. 

최근 불치병(담도암)으로 투병 중인 윤 판사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했던 강 판사는 윤 판사의 병약(病弱)한 모습을 본 순간 깜짝 놀랐다. 그래서 강 판사는 칼럼니스트인 윤 판사가 평소에 학계와 언론사에 발표했던 기고문과 칼럼을 모아 Google, 어도비 등 관련 프로그램을 활용, 전자책과 종이책으로 출간했다. 바로 윤 성근 판사 칼럼집(P362, 전면개정판),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이다.

   윤 성근 판사의 저서,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  
   윤 성근 판사의 저서,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  

이런 소식을 접한 검찰 대선배인 송 종의 전 법제처장(‘밤나무 검사의 음악 편지’ 음악책 저자)이 설립한 ‘천고법치문화재단’에서 초판 5,000부 제작비 전액(1,850만원)을 지원했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이 종엽)에서도 도서구입 등 지원해 주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출판한 지 14일 만에 초판 5,000부가 매진(賣盡)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윤 판사는 인세(印稅) 2,000만 원을 북한 인권단체인 ’사단법인 물망초재단’과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각 1,000만원씩 기부했다. 

그리고 전면 개정 2판 3,000부를 찍었다. 초판에서 누락된 한경 에세이 등 10편의 추가 칼럼 신규 원고와 초판 출간 후 발표된 각계 인사의 서평(書評), 저자와 역대 배석 판사단 사이의 비화, 저자의 역대 선고 판결 유형별 분석 기사와 개정 신판에 추가되었다.

윤 성근 판사는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88년 인천지법 판사로 임관했다. 서울남부지법과 상설중재재판소(PCA) 재판관, 한국국제사법회, 국제거래법학회 고문, UN 국제상거래법 위원회(UNCITRAL) 전문가회의 한국 대표 등 국제법 전문가로 통한다. 

수년 전에 담도암 판정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최근에 재발해서 건강이 나빠졌다. 얼마 전에 윤 성근 판사의 이야기가 조선일보에 실렸다. 이를 본 필자의 절친 문인인 윤 고방(본명 윤 창혁) 시인의 전화와 문자가 왔다. 

윤 고방 시인이 서울 수송중학교 국어 교사(Boy Scout 지도교사)로 일할 적에 투병 중인 윤 성근 판사가 그가 아끼고 사랑하는 제자였단다. 아래는 윤 고방 시인이 보내온 내용이다.

“날씨가 매섭습니다. 대낄 샘 덕분에 묵은 사진첩을 찾아보니 야영 활동하던 장면들은 물난리에 없어지고, 1975.5.28 날짜가 찍힌 소년대 발대식 사진이 한 장 있습니다. 전체 사진 중에는 왼쪽 맨 아래에 반 무릎 자세로 있는 소년대원이 윤 성근 학생입니다. 성근이 바로 뒤에 내(윤 창혁 교사)가 나란히 찍혀 있군요. 49년 전, 며칠 후면 50년 전 일이니 세월이 참 아름답고도 무섭습니다. 사랑하는 제자 성근이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병상에서 툭툭 털고 일어나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윤 고방 시인.

그리고 지난 9월 9일 발표했던 <밤나무 검사의 음악 편지>와 11월 15일 전자책으로 먼저 발간한 윤 성근 판사의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이란 신서(新書) 2권 모두를 강 민구 서울고법 판사가 각종 자료를 모아 본인이 직접 컴퓨터 작업을 해서 편집하고 인쇄까지 해서 펴낸 명저(名著)다. 

더구나 11월 15일부터 단 한 달 사이에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 초판, 에피소드 모음집인 전자책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 - 법창에 비친 윤성근의 초상화‘, 전면개정판까지 3권의 책을 혼자서 재판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디지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믿을 수 없는 속도로 발간해 냈다.
   
그러고 보니 참으로 신묘(神妙)한 인연법(因緣法)이라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강 민구 판사와 윤 성근 판사는 모두 서울법대 동문, 사법연수원 동기인 절친이다. 
윤 성근 판사와 윤 고방 시인은 수송중학교 제자와 스승 사이다. 
강 민구 판사와 필자는 평소에 늘 소통하는 용산고 9년 선후배 사이다. 
윤 고방 시인과 필자는 국제 PEN 한국본부 회원(이사)이다. 글을 쓰는 문인이다. 

‘알브레히트 뒤러’의 명화, <기도하는 손>처럼 윤 성근 판사의 <법치주의를 향한 불꽃>이 우리 대한민국에 자유민주주의와 공정과 상식이 뿌리내려 진정한 법치주의가 자리 잡기를 소망한다. 

우리는 사회인으로서 밥만 먹고 살 수는 없다. 언제, 어디에서든지 법(法) 테두리 안에서 산다. 법(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

물론 자신을 알리는 북(鼓)을 친다. 더 나아가 좋은 책(Book)을 많이 읽어야 한다. 그래서 “밥, 법, 북(Book)"이 삶의 기본요소라고 주장하는 이도 있다. “법(法)은 빵을 위한 학문이다”라고 외치는 어떤 지식인도 있지만 말이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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