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프리랜서와 용병(傭兵)
[전대길 CEO칼럼] 프리랜서와 용병(傭兵)
  • 편집국
  • 승인 2022.02.23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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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세상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가랑잎처럼 바람결에 휘날린다. 그런데 나와 가족의 생활 이야기나 돈에 관한 이야기 외에는 “그저 그런가 보다”며 무덤덤하게 지나친다. 여러 가지 이야기들 중에서 재미있는 이야기 3가지를 문답식으로 적는다. 

① 프리랜서 (Freelancer)의 유래는?
옛날 중세시대에는 왕이나 귀족은 용병단과 계약해서 전쟁을 벌였다. 이들 중에는 용병단과 떨어져 전장에서 전투를 벌이는 병사들이 있었다. 당시에는 창기병(槍騎兵/Lancer)이 보병(步兵)이나 궁병(弓兵)을 데리고 있는 형태가 많아서 용병과 계약할 때 창(槍)의 개수가 하나의 전투단위로 계산되었다. 

그런데 프리랜서(Freelancer)란 적(敵)과 계약하지 않은(free) 전투단위(lance)로서 어떤 영주에게도 소속되지 않은 장창병 혹은 창기병을 말한다. 

석궁병과 중기마병 경기마병으로 이루어진 용병단에 장창병이 500명이면 전투 병력이 2,000명이나 되는 엄청난 용병단(傭兵團)이었다. 1960년대 퇴계로 극장에서 ‘부러진 창(槍) (Broken Lance)'이란 서양 영화를 보았던 기억이 문득 난다.   

유럽의 중세 말에는 영주나 국왕의 군대만으론 영토를 지키는 게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지리에 밝은 자들이 모여 용병회사를 만들었으며 용병회사는 전문적인 용병을 고용하게 되었다. 최고급 용병인 석궁병과 장창병이 가장 큰 인기를 끌었다. 

특수목적 용병군으로 투르크인으로 구성된 대포를 조작하는 기술용병도 생겨났다. 장창병만으로 이루어진 스위스 용병단을 포함하여 장창병 또는 창기병만으로 이루어진 용병단을 최고급 용병단으로 꼽았다. 

창기병이나 장창병에서 유래된 프리랜서 역사를 잘 이해 못하는 사람들은 용병을 돈에 이끌려 다니는 살인마(殺人魔)로 생각할 수가 있다. 그러나 용병은 그 당시 기사만큼이나 존경받는 직업이었다. 참고로 창기병을 기사와 혼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기사는 기사도를 신성시하는 무장들이며 대부분 귀족들로 구성된 엘리트 집단이다. 

창기병은 수많은 전투에서 척후병이나 후방의 방어 임무를 맡았던 귀족이 아닌 직업적으로 무장(武裝)한 일반 병사다.

② 스위스 용병이 로마교황청을 경비하는 이유는?
프랑스 루이 16세와 왕비 앙투아네트가 시민혁명군에 포위되었을 때 궁전을 마지막까지 지킨 것은 프랑스 군대가 아니었다. 모든 수비대가 도망갔지만 스위스 용병 700여명은 남의 나라 왕과 왕비를 위해 용맹하게 싸우다 장열하게 최후를 맞았다. 

시민 혁명군이 퇴각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는데도 스위스 용병은 계약 기간이 수개월 남았다는 이유로 그 제의를 거절했다. 그 당시 전사한 한 용병이 가족에게 보내려 했던 편지에는 "우리가 신용을 잃으면 후손들은 영원히 용병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계약을 지키기로 했다"고 적혀있었다. 

오늘날까지 스위스 용병이 로마 교황의 경비를 담당하는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이와 같은 배경이 있다. 

스위스의 젊은 용병들이 목숨을 바치며 송금한 돈은 헛되지 않았다. 스위스 용병의 신화(神話)는 다시 스위스 은행의 신화(神話)로 이어졌다. 용병들이 송금했던 피 묻은 돈을 관리하는 스위스 은행의 금고는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 결과 스위스 은행은 안전과 신용의 대명사가 되었다. 이자는커녕 맡긴 돈의 보관료를 받아가면서 세계 부호들의 자금을 관리해주는 최고의 은행으로 자리매김했다. 

스위스 사람들의 속담에도 그들의 생각과 신뢰가 담겨 있다. 
“산의 모양대로 눈이 쌓인다”, “말(言)은 꿀벌 같아서 꿀과 침을 지녔다”
“의사(醫師)는 독수리의 눈과 부인의 손을 가져야 한다”
라는.  

③ (유머) 스위스 근위병과 교황
로마 교황이 로마 교황청 신입 스위스 근위병에게 늘 3가지 질문을 했다.
"얼마 동안이나 단식할 수 있는가?" 
"나이가 몇인가?" 
"부모는 모두 살아 계신가?"

그런데 이 질문의 순서가 늘 똑 같아서 이탈리아어를 모르는 스위스 근위병들은 
몇 마디 이탈리아어를 외워서 무조건 이 순서대로만 대답을 하곤 했다.

어느 날, 로마 교황이 질문 순서를 바꾸어 스위스 근위병에게 물었다. 
Q. "나이가 몇 살인가?" 
A. "이틀입니다."

Q. "얼마동안 단식을 할 수 있느냐?" 
A. "24년입니다."

그러자 교황이 웃음을 참으면서 말했다. 
"우리 둘 중에 누군가는 분명히 돌았구나"

그러자 스위스 근위병은 망설이지 않고 큰 소리로 대답했다. 
"네 교황님, 양쪽 다 입니다!"라고.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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