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할아버지의 음악편지(Music Letter of Grandfather)
[전대길 CEO칼럼] 할아버지의 음악편지(Music Letter of Grandfather)
  • 편집국
  • 승인 2021.12.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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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2021년 4월, 미국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女優) 조연상을 받은 영화 <미나리(Minari)>의 한 장면이다. 미국 남부 아칸소로 이민을 간 딸네 집을 찾은 외할머니(윤 여정)와 어린 손자인 David가 푸른 숲이 우거진 시냇가에서 함께 걷는다. 

외할머니가 한국에서 갖고 온 미나리 씨를 뿌려서 자라난 미나리 꽝 앞에서 외할머니가 손자에게 말한다. “David아, 이 미나리는 잡초처럼 막 자라니까 누구든지 뽑아 먹을 수 있어. 부자든 가난한 사람이든 미나리를 먹고 건강해질 수가 있어. 김치에도 넣어먹고 찌개에도 넣어먹고 아플 땐 약도 되는 미나리는 원더풀 이란다. 아이고, 바람이 분다. 땡큐 베리머치, 미나리가 절을 하네”란 장면이 눈길을 끈다.   

영화 미나리와 필적할만한 아름다운 장면이 논산 양촌면 밤나무골에서 있었다. 80대 외할아버지와 12살 어린 외손녀(하연)가 손을 잡고 꽃구경을 하며 들판을 걷는다. 

<논산 양촌면 밤나무 골에 사는 송 종의 할아버지>

외할아버지 주머니 속의 휴대용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소리에 외손녀 하연(夏延)이가 “그 노래가 참 멋지게 들려요. 무슨 곡이예요?”라고 외할아버지에게 물었다. 

“이 좋은 계절인 봄의 음악이 무슨 곡이냐고 묻는걸 보니 우리 하연이는 예술가의 자질이 충분하구나”라며 할아버지가 이어간다. 

“이 곡은 바이올린 소나타라는 음악이다. 작곡가는 너도 잘 아는 베토벤이란다. 사람들이 그를 음악의 성인이라고 해서 그를 악성(樂聖) 베토벤이라고 부른단다. 베토벤은 우리 인류에게 수많은 명곡을 남겨주고 197년 전에 하늘나라로 갔단다. 그 사람이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는 모두 10곡인데 지금 라디오에서 5번째 곡이 흘러나온단다. 바이올린 소나타란 음악은 바이올린과 피아노가 서로 대화하듯이 멋진 화음을 만들어내며 합주한다. 이 곡은 그 선율(旋律)이 아름다워서 사람들이 ‘봄’이란 제목을 붙였단다. 새 봄에 딱 맞는 음악이 들려오는데 우리 하연이가 이 곡이 무엇이냐고 묻는구나”라고 외할아버지가 답했다.  

 할아버지의 음악편지<총P413>/ QR코드를 핸드폰으로 Scan 하면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 흐른다

이 책은 2021년 팔순이 되신 송 종의 전 법제처장이 15년 전쯤 미국에 사는 외손녀 ‘하연, 하리, 하진’에게 클래식 음악에 대해 해설한 내용의 편지를 모은 책이다. 

저자가 그 당시 용량 제한이 있는 CD로 음악파일을 만들어가며 편지로 쓴 파일이 15년 넘게 하드디스크에 묵혀 있었다. 우연히 IT전문가로 유명한 저자의 용산고, 서울법대 후배인 강 민구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가 이를 며칠간 편집해서 위처럼 종이책과 전자책으로 출판했다. 

‘할아버지의 음악편지’ 영문판(英文版)이 전문가와 협업 중이며 머지않아 아마존 킨들과 Google 북스 글로벌 전자책 플랫폼에 탑재될 것이다.    
  
위 책의 특징은 저자가 손녀딸에게 말하듯이 썼다. 쉽고 재미있으며 손녀를 향한 사랑이 듬뿍 묻어나온다. 독자들께 포근함과 따뜻함을 선사한다. 

또 할아버지가 일평생 취미로 즐기는 클래식 음악에 관한 역사적 사실과 지리, 시대상황, 개인적 경험 등을 보기 쉽게, 알기 쉽게 엮어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그저 그런가 보다”하며 그 역사적 배경과 시대상 등을 간과(看過)해 온 게 사실이다.  

가나다 순서로 정리된 작곡가와 곡명 옆에 해당 곡의 유튜브 영상 주소와 QR코드를 붙여서 바로 감상할 수 있게 한 부분은 요즘 시대에 걸 맞는 획기적인 방법이다. 

저자의 말처럼 과거 어렵게 정리한 음악편지가 시대와 인연이 되어  사람들이 쉽게 감상하고 즐길 수 있게 유튜브와 전자책을 활용한 부분이 돋보인다. 

저자가 “도깨비를 부린다”라는 저자의 표현은 여러 디지털 기술과 프로그램 및 편집에 대한 세세한 설명과 정리가 돋보인다. 불편하거나 미숙할 수 있는 부분도 미리 양해를 구하는 섬세한 배려가 돋보인다. 

참고로 음악사상(音樂史上) 18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초에 걸친 클래식 음악(고전파 음악/古典派 音樂)은 바흐와 헨델의 시대를 지나 베토벤이 세상을 떠나기까지(1827)의 음악임을 밝힌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어린 소녀와 백발의 외할아버지 사이의 이런 자상한 대화를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이보다 더 멋지고 아름다운 봄의 풍경화(風景畵)가 또 있으랴? 잠시 두 눈을 감고 그려 보길 권한다. 

‘인문학(人文學)’은 ‘예술과 문학, 역사와 철학’이 그 바탕이다. 우리는 위 4가지를 ‘예문사철(藝文史哲)’이라고 한다. 이 중에서 ‘예술’은 음악(音樂), 무용, 미술, 연극, 오페라, 뮤지컬, 영화 등의 장르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크라운해태그룹 윤 영달 회장은 해마다 가을이면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법고창신(法鼓創新) 국악(國樂) 공연을 열면서 ‘음악(音樂)’이 아닌 ‘락음(樂音)국악단‘의 공연이란다. ’즐거운 소리‘는 음악(音樂)이 아니라 ’락음(樂音)‘이란 표현이 보다 적절하다는 게 윤 영달 회장의 생각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지능지수(IQ), 감성지수(SQ)를 넘어 ’AQ..예술지수(藝術指數...Artistic Quotient)'란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음악(音樂)’인지, ‘락음(樂音)’인지는 독자들 판단에 맡긴다. 

지구상 인류가 Corona19 Pandemic으로 인해 수년째 고통을 받고 있다. 
'Delta-Virus'가 창궐하는 중에 'Omicron 변이 Virus'가 급속히 전파되고 있다. 사람들이 3차 ‘Booster Shot'을 맞으려고 장사진(長蛇陣)을 친다. 

그래도(Anyway) 음악은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다소나마 고통을 치유해 주며 미래의 삶에 희망을 준다. 

<송 종의 할아버지의 음악편지>를 읽으면서 ‘5가지 ~림‘을 받으면 좋겠다. 
동양철학에서 만물의 기원을 ‘금목수화토(金木水火土)’라고 한다. 이 책은 독자들 가슴속에 종(鍾)처럼 ‘울림‘을, 나뭇잎처럼 ’떨림‘을, 흐르는 물처럼 ’몸부림‘을, 난로 불처럼 ’이끌림‘을, 흙처럼 ’어울림‘을 불러일으킨다. 
  
끝으로 ’클래식 음악애호가’라고 자처하는 필자는 KBS-1 Classic FM(93,1Hz)의 <출발 FM과 함께>(MC 이재후 아나운서) 라디오 방송을 출근길에 듣는다.  

앞으로 열흘 후면 2021년 X-Mas다. 사랑하는 우리 손자 ‘현우‘와 ’하준‘에게 <송 종의 할아버지의 음악편지> 책을 사서 X-Mas 선물해야겠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유전자(DNA)가 아들, 딸 보다는 한 대(代)를 건너 뛰어 손자, 손녀에게 나타난다”는 ‘격세지감(隔世之感)’이란 말이 회자(膾炙)된다. 

아들, 딸보다 손주들 얼굴과 성격이 할아버지, 할머니를 더 빼어 닮는단다. 이런 손주를 볼 적마다 할아버지, 할머니 마음이 짜릿짜릿해진단다. 송 종의 할아버지도 같은 마음일까? 그래서 미국에 사는 손녀들에게 <할아버지의 음악편지>를 즐겨 써서 음악책으로 펴내신 것으로 보인다. 

손자, 손녀를 둔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도 <송 종의 할아버지의 음악편지>란 책을 사서 손주 사랑을 듬뿍  담아 선물하길 추천한다. 사랑하는 손주의 인격도야(人格陶冶)를 위해서 말이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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