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조정경기(漕艇競技)와 레프팅(Rafting)
[전대길 CEO칼럼] 조정경기(漕艇競技)와 레프팅(Rafting)
  • 편집국
  • 승인 2022.02.09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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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영국의 대표적인 작곡가, ‘벤저민 브리튼(Edward Benjamin Britten, 1913~1976)‘은 9세 때 현악 4중주곡을 작곡했다. 그는 “배운다는 것은 조류에 거슬러 노(櫓)를 젓는 것이며 그만두면 배가 아래로 떠내려간다”고 말했다. “죽은 물고기는 강(江)의 흐름을 따라 흘러간다”는 독일 속담도 있다. 

조정경기와 래프팅은 모두 Leader가 있고, 실제로 노를 젓는 사람들이 있으나 차이가 있다. 

조정경기에서 노를 젓는 사람들은 배가 나아가는 방향을 바라보지 못한다. 배가 나아가는 방향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배의 맨 뒤에 앉은 키잡이, Cox일 뿐이다. 팀원들은 Cox의 구령과 박자에 맞춰 노를 힘껏 젓는다.                         

 <조정경기(漕艇競技)>
 <조정경기(漕艇競技)>

이와 반대로 래프팅은 잔잔한 호수에서 하는 놀이가 아니다. 배가 뒤집히거나 바위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모두가 능동적이 된다. 급류가 나타나면 각자가 마음의 각오를 하고 노를 젓다가 그 노를 이용해 바위를 밀어내기도 한다. 

래프팅에도 리더가 존재하지만 그는 관리자는 아니다. 맨 뒤에 앉아서 자신도 노를 하나 갖고 배의 방향을 조정한다. 조정경기처럼 단순히 구호만 외치는 사람과는 다르다.                             

<래프팅(Rafting)>
<래프팅(Rafting)>

조정경기는 Cox가 나아갈 방향을 지시하고 팀원들은 Cox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노를 젓는다. 래프팅은 급변하는 인생살이를 반영하는 듯하다. 

모두 한 배에 올라타 합심하여 어려움을 극복하며 아래로 내려간다. 처음엔 근면, 성실함을 요구하는 강력한 리더가 요구되었으나 지금은 창의성, 역동성, 융통성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현재는 협업과 혁신으로 함께 협력하고 변화하는 시대가 되었다. 

조정경기에서의 Cox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앞보다는 뒤를 돌아본다. 그러나 래프팅에서의 리더는 항상 주변을 살핀다. 

조정경기는 일사 분란한 팀워크가 요구되지만, 래프팅은 각각의 판단력이 요구된다.

조정경기는 균등한 힘의 배분이 필요하지만, 래프팅은 개개인의 역량이 필요하다.

조정경기는 평온한 호수면 위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래프팅은 배가 전복(顚覆)될지 모르는 급박한 급류(急流) 위에서 출발한다. 

조정경기에서의 Cox는 참여하지 않고 지시만 한다. 그러나 래프팅 리더는 솔선수범하고 적극 참여하면서 팀원들을 독려한다.

끝으로 기업과 국가 경영(Management)도 조정경기와 래프팅과 비교할 수 있다.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 선거일(2022년3월9일)을 앞두고 “조정경기의 Cox를 뽑을 것인가? 래프팅의 리더를 선택할 것인가?” 사뭇 깊은 생각에 빠진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클럽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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