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설날 떡국엔 꿩 대신 닭을
 [전대길 CEO칼럼] 설날 떡국엔 꿩 대신 닭을
  • 편집국
  • 승인 2022.01.26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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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내주 화요일(2월1일)은 임인년(壬寅年) 설날이다. 옛 선조들은 설날에 꿩고기를 넣어서 떡국을 끓였다. 그 당시 꿩고기를 넣은 이유는 꿩고기가 맛이 좋기도 했지만 꿩(Pheasant)은 복되고 상서로운 좋은 새'로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옛 사람들은 <꿩은 하늘 닭>이라고 해서 하늘의 사자(使者)로 여겨 "길조(吉鳥)"로 여겼다. 그래서 옛 조상들은 새해 설날에는 떡국에 꿩고기를 넣고 끓였다. 조선 순조 때 홍 석모가 우리나라 연중행사와 풍속 등을 정리한 <동국세시지>에 나온다. “떡국에는 원래 흰떡과 쇠고기와 꿩고기가 쓰였으나 꿩을 구하기 힘들 경우에는 꿩 대신 닭을 사용했다”고 말이다. 

결국 설날 떡국에 꿩고기를 넣고 끓였지만 그 당시 꿩은 야생 동물로 잡기가 힘들었다. 또 쇠고기는 비쌌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꿩 대신 닭고기로 국물을 내고 고명을 얹음에서 유래되어 "꿩 대신 닭" 이라는 말이 생겨난 것이다. 닭은 꿩과의 새이다. 

영국 여왕이 국빈(國賓)에게 꿩 요리를 대접하는 전통이 있었다.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특정 국가를 방문하면 정상회담 직후 국빈 만찬이 열린다. 요리에 사용된 꿩은 영국 여왕이 윈저성(Windsor Castle)의 왕실 소유 숲에서 직접 사냥해서 잡는다. 

서양 요리에서 꿩고기는 ‘게임(오락이나 놀이)’의 하나로 분류된다. 만찬 때 호스트가 직접 잡은 게임 고기를 손님에게 접대하는 게 유럽의 전통이었다. 과거 유럽에서 사냥은 왕과 귀족들만이 즐길 수 있었다. 하늘을 나는 새는 고급 식재료로 대접받았다. 
                           
유럽에서는 꿩이나 꿩과의 자고새(Partridge)가 귀족 연회의 요리 재료로 사랑받았다. 중세 피렌체에서는 ‘자고새는 평민이 먹기에는 너무 섬세한 맛이니 식용을 금한다’는 법까지 제정되기도 했다.

대다수 서양인들은 돼지는 가장 미천한 부류로 보았다. 송아지나 양은 중위권이며 덩치가 크고 사냥해서 먹는 사슴 따위는 고급 고기로 분류했다. 같은 요리 재료라도 어떻게 조리하느냐에 따라 그 등급이 달라졌다. 

서양인들은 로스트(roast)처럼 뜨겁고 건조한 공기로 조리하면 신(神)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간다고 생각했다.

임인년 구정(舊正) 원단(元旦) 아침에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가족들이 모여앉아 꿩 대신 닭고기가 들어간 떡국을 먹으면서 ‘꿩 대신 닭의 유래’에 관해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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