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29] 순수 아마추어 액티브시니어의 열정페이 뮤지컬 '허생전'을 통한 인생 재도약
[김수형의 시니어비즈니스 이야기29] 순수 아마추어 액티브시니어의 열정페이 뮤지컬 '허생전'을 통한 인생 재도약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6.08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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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노인학과 초빙교수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의 히트송이자 그의 묘비명에 새겨진 "The best is yet to come"을 우리말로 번역한 말이다. 노래 제목에서 새로운 인생의 희망을 찾으려는 한 시니어의 모습이 떠오른다. 

인생의 정점에서 다시 한번 더 올라서려는 시니어의 욕구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말과 같다. 이 시대 대한민국의 시니어가 원하는 속마음을 표현한 말처럼 느껴진다.

여기 순수 아마추어 시니어들이 모여 만든 뮤지컬 극단이 있다. 이름하여 '카사드림 연극단'. 고려대 평생교육원 액티브시니어전문가 과정 수료생 주축으로 설립된 한국액티브시니어협회(KASA)의 산하 연극단이다. 

3기 졸업생들을 주축으로 꾸려진 연극단이다. 그 시작이 흥미롭다. 과정 수료식의 한 행사로, 가족을 위해 명퇴한 남자가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하는 모습을 주제로 한 "꿈이여 다시 한번"을 연극을 선보인 것이다. 

초연이 있은 후 새로운 작품에 대한 요청이 크게 일어났다. 이러한 수요를 받아들여 연극단이 구성되고 뮤지컬 공연을 기획하게 된 것이다. 

이 연극단의 출연진들을 보면 그들의 꿈과 열정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더욱이 평생 무대를 밟아본 적도 없고 전문적으로 춤과 노래도 배운 적이 없는 순수 아마추어들이 모였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 공연을 위해 모든 제작비용을 자체 부담하고 5개월간 각고의 노력 끝에 뮤지컬 '허생전'이 완성된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출연진의 평균 나이가 60세라는 것이다. 연암 박지원 선생의 고소설인 '허생전'을 현대적 의미로 시니어들의 감성과 연기로 재해석한 공연이었다. 공연은 성공적이었고, 반응은 뜨거웠다. 

다음은 이 공연의 줄거리. 

주인공 허생은 남산골 샌님이다. 10년 계획을 세우고 글공부에 매진하지만 가사에는 전혀 신경을 안쓴다. 7년째 되는 어느 날 가난한 살림에 지친 아내가 허생에게 무엇이든지 해서 돈을 벌어 오라고 눈물로 호소한다. 

이에 허생은 글 공부를 중단하고 장안의 갑부인 변승업을 찾아가 1만 냥의 돈을 빌린다. 허생은 빌린 1만 냥으로 시장에 나가 매점 매석으로 독점시장을 형성하여 큰 돈을 벌게 되지만 무역이 되지 않는 조선의 신세를 한탄한다.

그 뒤 허생은 한 뱃사공을 만나 살기 좋은 남쪽의 어느 무인도를 소개받게 되는데, 마침 나라에 도적때가 들끓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허생이 그들을 회유하여 도적때를 데리고 섬에 들어가 새로운 나라를 세우고 그 곳에서 난 작물들을 흉년이 난 일본 나가사키에 팔아 큰 돈을 벌고는 허생 혼자서 다시 조선 땅으로 돌아오게 된다.

조선에 돌아와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 주고 남은 10만 냥의 돈은 변씨에게 갚는다. 이에 변씨는 놀라서 원금의 1할의 이자만 받으려 했지만 허생은 거절했다. 이에 변씨는 허생의 비범한 인품을 알고 그와 친분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완 장군에게 소개시켜 나라를 구제할 방법에 대해 주선하였는데, 여기서 허생은 3가지 해결책을 제시하였다. 해결책은 모두 일을 해야 하고, 길을 넓혀야 하며, 장인을 길러야 한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완은 3가지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이에 허생은 이완을 크게 꾸짖으며 칼로 이완을 죽이려 하지만 이완은 도망친다. 다음날 이완이 다시 허생의 집을 찾으나 허생은 사라지고 다시 그의 집으로 돌아가 처와 만나는 이야기로 공연은 끝을 맺는다.

17세기 조선 효종시대를 배경으로 한 허생전은 당대의 사회구조적인 모순뿐만 아니라 탐관오리들의 인면수심, 당대의 타락과 서민들의 어려운 처지를 풍자한 소설이다. 이러한 과거의 이야기인 허생전이 21세기인 현재에 '시니어'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허생이라는 인물을 통해 현재 직장에서 무작정 쫓겨나와 방황하고 있는 720만 베이비부머의 절망과 애환을 대변하는 모습이 떠올려진다. 출연진들의 진지한 율동과 노래, 연기를 보면 그간 그들이 참아왔던 울분을 사회에 내뱉듯이 하는 모습이 떠올려진다. 그들의 혼신의 연기에 큰 박수를 보낸다.

이 극단으로 새로운 인생2막을 꿈꾸게 된 사례도 있다. 
중견기업 CEO에서 뮤지컬 단장으로 변신한 장갑문씨는 "허생전을 통해 다양한 군상들의 인생역정을 간접 경험하고 참되게 사는 삶의 지혜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전하고자 노력하였다. 본 공연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인생2막을 설계하게 되었다. 퇴직 후 갈 곳이 없어 방황하고 있는 많은 은퇴자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라는 표현처럼 이들의 인생 2막에서 최고의 순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직 표현하고 알릴 것이 너무 많다. 그들의 꿈에 대한 도전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김수형 강남대학교 실버산업연구소 팀장
ㆍ현) 한양사이버대학교 실버산업학과 외래교수
      인하대학교 노인학과 초빙교수
      인천광역시 노인정책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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