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136] 행운은 친절의 날개를 타고 온다
[한상익 컨설턴트의 소소한 일상이야기136] 행운은 친절의 날개를 타고 온다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8.08 0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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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익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수필가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한국생애설계사(CLP)
•뉴질랜드 변호사

“하나 더 갖다 드릴까요?”
뜻밖의 제안에 배려와 친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더 먹고 싶은 욕심은 있지만, 연배가 있어 보이는 분께 “네”라고 답하면 갖다 달라는 꼴이 되어 즉답을 못 하고 멋적은 미소만 짓고 있었더니, 어느새 맛있는 샌드위치를 담은 고운 손이 눈앞에 와 있다.

함께 통기타 강습을 듣고 있어서 눈인사 정도는 나누지만, 말을 섞어 본 적이 없는 사이인데, 선뜻 베풀어 준 친절한 행위 덕분에 그날 하루가 행복했다.

취미로 배우고 있는 통기타반은 일주일에 두 번 오전에 강습이 있다. 한 번에 두 시간 강습이라 한 시간 배우고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다. 

강습을 시작하면서 관례(?)에 따라 회비를 내면 언제부터 어떻게 임명되었는지 알 수 없는 총무 직함을 지닌 동료 수강생이 휴식 시간에 먹을 간식거리를 장만해 온다. 매번 간식을 준비해 오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늘 다른 간식거리를 마련해 오는 걸 보면 정성이 느껴진다. 

강사의 부탁을 받고 총무가 반원들에게 악보를 나눠줄 때면 일일이 반갑게 인사하며 미소 띤 얼굴로 악보를 나눠주는 손길에 친절이 묻어나온다.

주로 총무가 간식거리를 준비하지만, 뜻밖의 특별한 간식이 등장하기도 한다. 여러 해 강습을 듣고 있어 마치 통기타반의 안방마님(?) 같은 이웃사촌(실제로 길 건너 아파트에 살고 있다) 되는 분이 손수 기른 채소를 수확해서 정갈한 샌드위치를 만들어 올 때이다. 

아침에 시간 맞춰 오는 것도 일인 나 같은 사람도 있는데, 아침 일찍 재료를 손질하여 다듬어 놓고 달걀도 삶아서 속을 만들고, 보기 좋고 먹기도 좋도록 샌드위치 빵 테두리를 일일이 자른 후 속을 넣어 샌드위치를 만든 다음 하나씩 포장하는 등 손이 많이 가고 시간이 드는 일일 텐데 벌써 두 번째이다. 

맛있게 먹는 동료 수강생들을 미소 지으며 쳐다보는 얼굴에 넉넉한 인심과 함께 배려심과 사랑이 엿보인다.

그날도 재료가 신선한 탓도 있지만, 정성이 담겨 더 맛있는 샌드위치를 게눈 감추듯 먹어 치웠더니 옆에 있던 동료 수강생이 여분의 샌드위치가 있다는 걸 알고, 손수 갖다주는 친절을 베푼 것이다. 

친절은 계산해서 나오는 행동이 아니다. 습관처럼 몸에 배어 자연스럽게 나오는 행위이다. 따라서 친절한 행동은 해본 사람이 또 하게 된다.

사회 사업가이자 트라우마 전문가인 제니 스코츠는 남을 돕고 친절한 행위를 베푸는 사람에게는 두 가지 신경 전달 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이 나오는데, 이는 기분을 고양시키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심장 박동수를 느리게 하고 관상 동맥의 위험을 줄여준다고 했다. 

미국 내과 의사인 앨런 룩스(Allan Luks)는 ‘선행의 치유력’(Healing power of doing good)라는 책에서 이런 현상을 ‘헬퍼스 하이’(Helper’s high)라는 용어를 썼다. 친절한 행위는 받는 사람과 베푸는 사람 모두 기분 좋게 만들어 주는 것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친절한 행위는 또한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거의 10년 가까이 공주 교도소에 가서 재소자들에게 3시간씩 강의 봉사를 하고 있는데, 결론 부분에서 남은 인생을 잘 살기 위한 네 가지 제언 중 하나로 친절을 베푸는 삶을 살라고 하면서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네바다주 사막 한 가운데서 낡은 트럭을 몰고 가던 젊은이가 사막을 걷고 있는 한 노인을 발견하고 차를 세운 다음 어디로 가고 있는지 태워주겠다고 제안했다.  

노인은 라스베이가스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했고, 목적지에 도착하자 노인이 노숙자라고 생각한 젊은 트럭 기사는 버스를 타고 가라고 25센트를 노인에게 주었다. 

그 당시에는 25센트면 버스를 탈 수 있는 돈이었다. 노인은 젊은이의 친절에 감사를 표하고 혹시 명함이 있으면 한 장 달라고 해서 받아보니, 멜빈 다마라고 적혀 있었다.

그 일이 있고 난 뒤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 신문 일 면에 세계적인 부호 하워드 휴즈 사망이라는 부고 기사가 실리고 그의 유언장이 공개되었는데, 그중에 유산의 1/16을 멜빈 다마에게 준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 이유에 대해 “내가 살면서 만난 가장 친절한 사람이었다”고 설명했다. 생전에 영화사, 방송국, 비행기 회사, 호텔, 도박장 등 50여 개 업체를 가진 그의 유산은 250억 달러 정도였고 그 16분의 1은 약 1억 5,000만 달러로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약 2천억원이었다. 

맬빈 다마는 차를 태워주고 차비를 보태준 작은 친절을 베풀었는데, 그 친절한 행위가 어마어마한 행운을 가져다준 것이다.

영어 격언에 “A good deed never goes unrewarded”란 말이 있다. 선한 행동은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보상받게 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와 비슷한 사자성어로는 ‘유덕풍생’(有德豊生)이란 말이 있다. 남에게 친절하고 덕을 쌓으면  삶이 풍요로워지고 복을 받는다는 뜻이다. 

그러니 일단 작고 사소한 친절이라도 베풀며 살고 볼 일이다. 그러다 보면 ‘행운’이라는 꽃말을 지닌 네 잎 클로버를 찾기 위해 ‘행복’이라는 세 잎 클로버를 버리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친절의 날개를 타고 행운이 미소 지으며 다가올 수도 있을 테니까.

한상익
•푸른소나무 life plan consulting 대표
•수필가 •재취업지원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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