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ESG와 생활밀착형 물류시스템 구축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ESG와 생활밀착형 물류시스템 구축
  • 편집국
  • 승인 2021.12.20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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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글로벌 생태계는 트리거(Trigger)가 당겨진 4차산업혁명, 코로나19 팬데믹 충격, 라이프스타일과 소비습관 변화와 디지털 전환(DX) 등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퍼펙트스톰(Perfect Storm)이 몰아치고 있다. 

이는 산업 전반의 샡태계 교란과 빅블러(Big Blur)를 통해 새로운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물류도 그 중심이 산업물류에서 생활물류로 바뀌고 있다. 물류와 온라인커머스, 오프라인매장, 제조, 서비스, 핀테크가 합체되면서 물류산업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다. 

물류산업은 생활과 사회, 산업이 새롭고 광범위한 변화 환경에서 새로운 생태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생활물류에 대한 수요를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으나 실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생활물류 시스템과 인프라는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소비자에게 보다 빠르고 편리한 물류서비스를 위해 생활 밀착형 물류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 영국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식료품 등 생필품의 온라인 주문이 급증하면서 퀵커머스(Quick Commerce)가 활발해지고 있다. 

퀵커머스는 주문한 제품을 신속하게 받아보고자 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기존에는 도심 외곽에 있던 물류센터 대신 도심 내에 MFC(Micro Fulfillment Center: 소형 풀필먼트센터)를 확보하고 있다.

MFC에서는 인근 지역 주민이 주문하면 배송(화물차, 오토바이, 자전거, 킥보드, 도보)기사가 방문해 물건을 수령하고 주문 후 30분에서 2시간 안에 물품을 배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통기업들은 퀵커머스의 빠른 배송에 대응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도심 지역에 온라인 전용 매장인 다크스토어(Dark store) 개설과 함께 오프라인 매장을 스마트스토어(Smart store)로 전환하고 있다. 

다크스토어는 오프라인 매장처럼 선반에 상품이 품목별로 정리되어 있지만 방문 고객은 받지 않으며, 온라인 배송용 상품만을 보관하고 소분, 포장(Pick & Pack)과 배송을 위한 시설이다. 

다크스토어는 늘어나는 온라인 수요에 대응하면서도 인테리어 등 투자비와 인건비 등 고정비를 줄일 수 있어 유통기업의 수익성 확보의 대안이 되고 있다. 미국의 월마트와 영국 테스코 등이 온라인 주문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 다크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는 대면 판매뿐 아니라 온라인 수요충족을 위한 보관, 소분·(합)포장, 배송 기능을 더한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전환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매출 감소로 수익확보가 어려운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주문에 대응하는 스마트스토어(Smart store)로 전환시켜 마이크로풀필먼트(MFC Micro Fulfillment Center)로 활용하는 유통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생활 주변에 촘촘해 위치한 매장을 활용해 인근 주민들에게 더 빠르고 정확한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정부, 지자체에서도 생활밀착형 도시물류시스템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를 중심으로 생활물류 수요에 대응하는 디지털·스마트 도시 물류시스템 구축 정책의 일환으로 생활 밀착형 도시물류시스템 구축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  

이미 도시별 특성을 고려한 스마트물류서비스의 실증을 지원사업이 시작되었고, 이를 통해 실질적인 도시물류의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운송측면에서는 기존의 배달용 모빌리티(트럭, 콜밴, 오토바이, 자전거, 퀵보드 등)에 더해 비대면 도심 배달이 가능한 로봇 등 신규 모빌리티와 도심 연결형 소형 트레일러, 맞춤형 컨테이너 개발, 지하물류시스템 구축 등이 추진되고 있다. 

물류거점 측면에서도 정부와 지자체는 국민 생활 밀착형 디지털 도시물류·실증 단지 조성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사업은 물류시설 입지, 배송계획 등을 설계부터 수립하고 첨단 ICT 기술을 활용한 시설과 장비 등을 도입해 디지털·스마트 도시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공용주차장, 철도·지하철 배후 유휴지 등 공공부지 등을 공동물류시설로 활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기업의 물류센터, 하치장, 보관소, 주차장, 주유소 등 시설 이용이 적은 시간대에 활용해 도심 배송시설의 확충을 추진 중이다.

또 정부는 생활물류시설 확보를 위해 생활(거주, 근무, 방문 등) 인구를 기반으로 적정 생활물류 수요를 예측하고, 지자체 개발계획 수립 과정부터 고려해야 하는 ‘(가칭)최소 생활물류시설 확보기준’ 도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 정책으로 일정 규모의 도시·택지개발 추진 시 생활물류 영향평가제도 도입 등도 검토하고 있다.

또한, 점차 소비자의 이용이 늘고있는 신선 식품 등의 콜드체인 온라인 배달에 적극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공공주도로 화물 정보, 관제·관리 시스템, 저비용 센서 등 콜드체인의 실시간 모니터링과 저비용이 가능한 장비 개발과 시스템 구축을 지원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중대형 물류거점과 물류 인프라 확충도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급증하고 있는 온라인 배달 수요의 효과적 처리를 위한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증가되는 상황에서 지자체들은 고용증대와 세수확보 차원에서 중대형 규모의 스마트물류단지의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물류단지 조성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계획 승인, 최종 단지 준공까지 과정을 적극 지원하고, 추가적으로 기반 인프라 조성에 대한지원과 세금 감면의 유인책도 제시하고 있다.

◆서울시는 ‘생활밀착형 물류체계 강화’를 지역물류 기본계획에 포함시켰다.

서울시 지역물류기본계획은 시민의 생활과 밀접한 도시물류 활동이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을 위한 녹색물류 실현, 물류부문의 고용·복지·안전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계획의 세부 추진방안은 정부의 ‘제5차 국가물류기본계획’ 주요 추진전략 중 하나인 ‘지속가능한 물류산업 환경 조성’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서울시는 생활밀착형 물류체계 강화의 핵심요소를 친환경 친환경 운송수단과 물류시설 전환으로 잡고 있다. 친환경, 저공해 운송수단인 전기와 수소화물차의 도입을 늘리고, 공공건물 등을 중심으로 충전소 등 관련 인프라를 확충해 그 속도를 높이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전기화물차와 전기 이륜차 등 총 1,000대를 대상으로 구매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하는 등 지속적으로 친환경 화물차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적 지원 노력을 하고 있다. 

화물차량의 운행환경 개선을 위한 대기오염 저감장치 부착사업, 노후차량 개선사업 등 다양한 지원사업도 계속하고 있다. 

화물종사자 교육과정에 에코드라이빙 등 친환경 관련 교과를 추가하고, 환경 차량에 대한 혼잡통행료 및 주차비 할인, 서울시 진입허가, 물류시설 접근허가 등 인센티브를 발굴해 지원한다. 도심과 부도심의 화물자동차 통행제한구역은 친환경 차량 이용을 유도하고, 장기적으로는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도심과 거주지역 중심으로 자전거, 전기차 등 친환경 교통수단을 이용한 택배서비스 사업도 지원한다. 장래 혼잡통행료 부과지역과 통행제한 구역을 대상으로 택배서비스를 발굴할 계획이다. 대표 지원사업은 역세권 중심으로 ‘지하철 택배시스템 도입’ 등이 있다.

물류터미널 등 물류시설도 친환경시설로 개발되도록 정책적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친환경 물류시설 조성이 개발계획 수립과 개발과정에서부터 민간시설 개발계획에 대한 친환경성 심사를 강화하고 이를 용적률과 연계할 계획이다. 

또한 주거 밀집지역의 주민센터와 아파트 관리사무소, 경로당, 공요주차장 등 공공시설을 활용한 택배화물 공동배송서비스를 발굴해 택배화물의 집배송 업무를 공공근로사업과 연계해 고용확대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 이를 다세대와 단독 주거지역, 오피스텔과 원룸 밀집지역, 대학가 주변 등의 공공시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긴급 재난 상황에 대비한 ‘방재 대응형 긴급물류체계’ 구축도 물류기본계획에 포함시켰다. 서울시는 전시동원 대상 화물차를 국가지정 재난·재해 시 구호물품과 긴급물자 운반에도 동원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건의할 계획도 갖고 있다. 

◆서울 지하철 역사 내 100여곳의 '생활물류지원센터' 설치가 진행중이다

서울교통공사는 작년 6월 도시철도 기반 생활물류체계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생활밀착형 물류시설인 ‘생활물류지원센터’는 역사 내 공실상가와 유휴공간을 활용해, 택배물품 보관·접수·픽업, 개인물품 보관, 개인 모빌리티 관리, 스마트폰 배터리와 우산 대여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공사는 1단계로 작년 지원센터 20곳을 설치해 물품보관 위주의 단일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2단계인 올해에는 50곳으로 규모를 늘려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단계인 내년에는 지원센터를 100개소로 늘려 신선식품 유통 서비스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또 공사는 작년 2월 개발제한구역특별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하철 차량기지 내 택배분류시설 개발이 허용되면서, 차량기지 내 물류시설 설치를 위해 사업타당성을 검토 중이다. 

공사는 사회변화에 맞춰 지하철을 여객운송 역할을 넘어, 시민편의를 높이는 생활밀착형 물류 사업에 적극적이다. 이 사업은 시민편의 증진과 고용창출, 수익보전, 복합 부가가치 창출을 동시에 달성할 중요한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중립과 ESG 차원에서 ‘공동물류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정부차원의 탄소중립과 기업은 ESG차원에서 물류시설, 차량, 장비 등을 공동 이용하는 생활밀착형 ‘공동물류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공동물류 플랫폼 중 ‘공동운송 시스템’은 소량화물(LTL Less than Truck Load) 혼재로 그간 육상운송 주선업체를 중심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했다. 

현재는 삼성SDS(Cello), CJ대한통운(Hello)과 물류스타트업 기업 ‘로지스팟’, ‘부릉’, ‘트래드링스’, ‘고고X’, 등이 트럭기사(운송인)와 화주(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에 진입했다. 

공동물류플랫폼 중 ‘공동집배(集配) 시스템’은 집배물량이 적은 지역에는 여러 택배회사의 집배를 같이하는 택배대리점의 공동집배와 ‘국내긴급상업용서류(일명 파우치) 송달업자’의 도심 빌딩 공동 집배에서 실시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반화되기 시작한 신문사의 공동배달과 구인난에 시달리는 일본의 3대 편의점이 트럭가동댓수를 30% 정도 줄이는 ‘배송망 공동운영’ 등이 있다. 

공동물류플랫폼 중 ‘공동보관 시스템’은 ‘복합물류터미널(IFT Integrated Freight Terminal)’, ‘내륙컨테이너기지(ICD Inland Container Depot’), ‘산업단지 공동물류센터’에서 실행 중이다. 

향후 도심물류인프라 부족 문제 해소를 위해 천안물류단지와 10개 차량기지에 조성될 ‘스마트공동물류센터’와 ‘도시첨단물류단지’에서도 이 시스템을 수행할 것이다. 특히 ‘스마트공동물류센터’는 개별기업의 투자재원 부족과 물류시설의 난립 방지, 시설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공동물류 시설이다. 

공동물류플랫폼 중 ‘물류장비의 공동이용’은 팔레트 풀 시스템(Pallet Pool System)과 렌털 지게차 등이 대표적이다. 앞으로 물류로봇, 드론, 3프린터, 자율운행화물차, 보관함 등의 공동이용도 예상된다.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새로운 개념의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도 주목받고 있다.

물류산업의 중심축은 과거 선박, 항공기, 대형트럭과 대규모시설과 센터가 필요한 산업물류(B2B)에서 현재는 소비자들의 편의를 극대화하는 생활물류(B2C)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생활밀착형 물류인프라는 소량, 다빈도의 물량을 처리하기 위한 도심내 소형물류시설(MFC, Camp, Spot) 등이 필요다. 

공유 경제가 가속화하는 가운데 셀프스토리지(Self- service Storage), 트렁크룸(Truck Room), 퍼블릭스토리지(Public Storage), 미니스토리지(Mini Storage)로 불리는 생활형 공유창고 사업도 생활밀착형 물류시설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에는 퍼블릭 스토리지(Public Storage· PSI: 2386개소), 엑스트라 스페이스 스토리지(Extra Space Storage Inc.· EXR: 1483개소), 유하울(U-Haul·1482개소), 큐브스마트(CubeSmart· CUBE), 라이프 스토리지(Life Storage Inc.· LSI) 등이 있다.  2018년 기준 총 시설 수는 약 4만5천개에서 5만2천개로 추정된다. 미국 총 가구 수의 약 9.4%가 셀프 스토리지를 이용 중이다. 

일본에서는 생활형 공유창고를 수납(생활 짐 보관) 서비스로 규정하고 있다. 수납서비스도 ‘렌탈 수납’·’컨테이너 수납’·’트렁크 룸’으로 종류를 구체적으로 나누고 있다. 

우리나라도 국민 생활중심지에 있는 지하철역 구내의 ‘생활물류센터’도 생활밀착형 물류시설로 전환하면 그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예측된다.

생활밀착형 물류 모빌리티는 택배, 직배(Direct Delivery), 특송(Quick Delivery)에 필요한 소형트럭과 승합차, 승용차, 택시, 오토바이, 자전거, 퀵보드, 도보배송원이 새로운 모빌리티로 등장헀다. 가까운 미래에는 무인배달트럭, 배달로봇, 드론 등도 등장할 것이다.

정부는 탄소중립, 기업은 ESG차원에서 기존 자원의 활용 극대화를 위한 ‘공동물류’, ‘공유물류’, ‘공공물류’ 정책수립, 지원과 실행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가 상상하지도 못하는 생활의 편의와 환경친화라는 두가지 목적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새로운 개념의 생활밀착형 물류서비스도 가까운 미래 새롭게 등장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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