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ESG 경영과 녹색물류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ESG 경영과 녹색물류
  • 편집국
  • 승인 2022.01.1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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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교환경제에 기반을 둔 현대사회는 우리 생활 즉, 의식주(衣食住)에 필요한 모든 상품과 중간재, 원자재 뿐만 아니라 생산에 필요한 기계와 설비, 시설, 장비 등은 물류활동(운송, 보관, 하역, 포장, 가공, 정보)을 통해 공급된다. 따라서 물류활동이 중단된다면, 우리는 자급자족경제시대인 원시시대나 농경사회 초기를 상상해야 한다.

하지만 ESG 측면에서 보면, 우리 생활과 경제에 꼭 필요한 물류활동에 대한 사회의 인식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6월 경기 이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1명이 순직한 데 이어, 지난 6일 평택의 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화재사건 진압 중 소방관 3명이 생명을 잃었다. 

물류센터 현장 근로자와 택배기사의 계속되는 과로사와 사고사, 자살 등으로 Social(사회) 부문의 평가는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런 인식과 더불어 물류센터는 수많은 차량이 품어내는 매연 등으로 인한 환경파괴로 수도권을 시작으로 지방의 많은 지자체에서 물류센터가 혐오시설로 전락하고 있다. 

주민들이 신축허가를 반대하는 집단행동이 더해지면서 센터의 신축은 점점 어려워지고, 이미 허가를 취득해 신축을 준비 중인 물류센터도 허가를 취소하라는 주민들의 반대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물류활동은 ESG 경영 중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부문에서 다른 산업 활동에 비해 낮은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Environment)’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기업의 ESG 경영 중 ‘E(환경)’은 ‘S(사회)’이나 ‘G(지배구조)’에 비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서울대 소비트랜드분석센터는 「트렌드코리아 2019」에서 친환경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먹고, 입고, 쓰는 모든 것에 들어가는 환경 부담을 제로로 만드는 ‘필(必)환경 Green Survival’을 화두로 던졌다. 이는 우리와 같이 살아가는 지구의 전 생명체를 위한 것이다. 

친환경(Eco-friendly)에서 필환경 트랜드로 전환하는 시대에 기업은 환경과 미래 세대를 생각하는 선한 기업 이미지를 구축하지 못하면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 

상품 하나를 구매할 때에도 생산 과정, 포장, 유통, 물류과정 등이 친환경적인지 꼼꼼히 체크하는 MZ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며 친환경 트랜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친환경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은 소비자 직접 행동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유통매장에서 물건을 산 후 포장된 플라스틱과 비닐을 모두 매장에 버리고 오는 ‘플라스틱 어택’(plastic attack)이 대표적인 활동이다. 

이는 품질 보존과 무관한 과잉 포장이 얼마나 많은지 눈으로 확인하고, 유통업체와 제조업체에게 플라스틱 포장재를 줄이라는 무언의 압박이다.

또한,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함께 기업들의 친환경 캠페인도 확대되는 추세다. 제로 웨이스트(Zero Waste)는 생활 속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어쩔 수 없는 것은 재활용하자는 운동이다.  이들이 강조하는 것은 재활용 이전에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하자는 뜻인 프리사이클링(Precycling)이다.  

새 활용을 의미하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은 재활용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며 제품을 리디자인(Redesign)한다. 단순히 폐기물을 재사용하는 리사이클링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가치를 더해 친환경 제품으로 리디자인 하는 것을 의미한다. 

MZ 세대에게 성공적으로 어필한 지속가능한 패션을 대표하는 친환경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의 인기 비결은 개념 소비를 지향하는 MZ 세대의 니즈에 부합하는 친환경 제품 전략을 펼친 것이다. 

물류영역 ESG는 환경부분의 ‘온실가스 저감’과 사회부분의 ‘산업 안전’이 이슈다. 물류활동은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에너지 등의 소모량이 많아 자원과 에너지 낭비, 환경 저해 요소가 많다. 

물류는 산지에서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상품의 효율적인 이동에 관한 활동으로서 운송, 보관, 하역, 포장 활동과 지원 활동으로 유통가공, 정보 활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환경부문의 온실가스 저감은 물류영역 ESG에서 가장 큰 이슈이다. 운송부분이나 물류센터내 보관, 상하역 부분에서 온실가스 저감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또한 사회부문에서는 산업 안전에서 물류산업은 열악한 작업 환경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녹색물류(Green Logistics)는 친환경(Eco-friendly), 필(必)환경(Green Survival)과 맥을 같이한다. 녹색물류는 운송, 보관, 하역, 포장 활동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포장재로 줄이는 등 자원의 재활용, 폐기물의 감소, 에너지의 절약, 친환경 재료의 사용 등을 실현하는 것이다.

녹색물류는 다수의 트럭수송을 대량수송이 가능한 해운과 철도로의 모덜쉬프트(Modal Shift)와 기존 화물차량의 대형화, 물류 거점의 집약화로 이동을 최소화하는 것과 운송,보관,하역,포장의 공동화 등 여러 활동이 추진되고 있다.

그 중 가장 효과적인 활동은 ‘공동물류’로 차량의 적재율 향상, 공차운행의 감소, 복화(復貨)의 활성화, 보관효율의 향상, 작업의 생력화(省力化) 등을 통해 환경을 저해하는 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다.

자원활용의 최적화와 환경부하를 줄이기 위한 ‘공동 물류’ 시스템구축이 필요하다. 공동운송을 위한 소량화물(LTL; Less than Truck Load) 혼재는 기존의 육상운송 주선업체를 중심에서 삼성SDS (Cello)나 CJ대한통운(Hello)와 스타트업인 로지스팟, 트래드링스,센디 등이 새롭게 진입했다. 

집하 배송은 물량이 적은 농어촌지역은 여러 택배회사의 집배를 동시에 수행하는 공동 택배대리점이 공동 집하와 배달을 수행하고 있다. 국내긴급상업용서류(일명 파우치) 송달업자는 도심 대형빌딩의 배달과 집하를 서로 나눠 공동 집배를 시도하고 있다.

복합물류터미널과 내륙컨테이너기지(ICD; Inland Container Depot), 산업단지공동물류센터와 ‘도시첨단물류단지’는 개별기업의 물류시설의 난립을 막고 시설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친환경 공동물류에 필요한 시설이다.

팔레트풀시스템(Pallet Pool System)과 렌털 지게차는 공동물류의 대표적 장비이다. 앞으로는 물류로봇, 드론, 3D프린터, 자율운행화물차, 무인보관함 등의 공동사용도 필요하다.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공유물류가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의 낭비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친환경의 주요 추진 활동이 될 것이다. 

‘우버러시(UberRush)’, ‘우버이츠(UberEATS)’는 차량 공유 플랫폼을 기반으로 O2O 서비스를 통해 개인 소유화물차를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친환경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다.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배달통’ 등 배달 스타트업 기업들은 유통기업과 음식점 등이 소유하고 있던 배달 수단을 공유플랫폼에 편입시켰고, ICT를 통해 배달의 효율성을 높여 거리의 배달 라이더(Ryder)를 급속히 줄이고, 유통기업과 음식점의 영업영역을 온라인으로 더 확대시킬 것이다. 

우리나라 ‘마이창고’ 일본의 ‘오픈로지’와 영국의 ‘Stowga’는 기존 물류창고 내 공간을 서로 공유하고, 사고파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제공자는 물류창고의 운영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고, 이용자는 별도의 물류창고를 보유할 필요가 없어 환경 친화적이며 시공간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4차산업혁명, 공유경제에서는 물류서비스의 이용자(기업, 개인)도 물류기업과 같은 제공자 역할을 할 것이다. ‘피기비’, ‘무버’, ‘우버 잇츠’, ‘아마존 플렉스’, ‘쿠팡 플렉스’ 등 일반인 배달서비스 제공자와 ‘스토어 X’, ‘Clutter’ 등 일반인이 보관서비스를 수행함으로써 자원의 낭비를 최소화시키는 친환경 트렌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 시스템이 더 확대되면 화주기업도 물류장비와 창고 등을 남는 시간에 타사와 공유하여 배달서비스와 보관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ESG 경영으로 전환하지 않은 물류기업은 공급망 내에서 배제 당할 가능성이 높다. 화주기업들은 공급망 전과정에서 ESG를 구현해야 하기에, 이에 대응하지 못하는 물류기업은 공급망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ESG에서 환경과 사회에 대한 부분은 개별기업차원의 문제를 넘어 조달·제조·판매·유통·물류 전과정과 고객을 연결하는 공급망 참여자 모두가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ESG경영시대에는 친환경을 넘어 환경을 반드시 생각하는 ‘필(必)환경 Green Survival’ 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다. 또한, MZ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하며 친환경 트랜드는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물류는 자원과 에너지 낭비, 환경 저해(오염) 요소가 많아 환경저해 문제해결과 자원활용의 최적화를 위한 ‘공동 물류’ 시스템 구축의 필요가 있고, ‘공유물류’는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자원의 낭비를 획기적으로 감소시키는 친환경의 주요 추진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물류산업은 ESG의 사회부분 이슈인 ‘산업 안전’을 위해 열악한 작업 환경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해마다 반복되는 물류센터의 화재와 물류 현장의 열악한 근무 환경이 사회적 이슈가 되어 해당 기업의 불매운동이 일어난 사례도 자주 목격된다. 

불매운동은 현장을 운영하는 물류기업 뿐 아니라 서비스를 맡긴 화주기업에게도 직접적인 타격이 되었다.

물류기업은 공급망 배제와 자본조달의 어려움을 면하려면 ESG 경영을 해야 한다. 물류기업이 ESG 경영을 통해 공급망 내에서 배제되지 않는 직접적인 혜택을 얻을 수 있다. 

화주기업들은 기존 협력 기업에게 ESG 경영을 요구하고 있으며 신규 협력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ESG를 중요한 선정 평가요소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ESG를 실천하지 않는 물류기업은 앞으로 물류협력기업으로 선정될 기회조차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본시장에서 ESG에 대한 중요성을 높이 평가하면서 ESG 평가가 기업에 대한 투자 여부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자율 등 자본조달 비용에도 격차가 생길 것이다. 한마디로 ESG의 비재무적인 평가요소가 재무적인 부분까지 직접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공급망 내에서 배제, 투자나 자본조달의 어려움은 물류기업에게는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바꿔 말하면 ESG 경영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경우 이러한 재무적, 비재무적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고, ESG 경영을 통해 시장의 확장과 사업 확대의 길도 열려있다고 할 수 있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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