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신인류 Z세대와 온미맨드(on-me mand)물류
[이상근박사의 물류이야기] 신인류 Z세대와 온미맨드(on-me mand)물류
  • 편집국
  • 승인 2022.01.24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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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기성세대와 다른 유전자를 가진 신인류, Z세대가 오고 있다. Z세대는 이제 회사에서는 신입 사원, 사회에서는 트렌드를 이끄는 트랜드 세터가 되어 우리 곁에 와있다. 

Z세대의 등장은 4차산업혁명, 코로나19 펜데믹의 퍼펙트스톰이 몰고온 뉴노멀시대에 가정, 기업, 지역사회, 국가 경영의 변화의 중심이 되고있다. 

그들의 부모세대인 베이비부머와 86세대, 최초의 신세대인 X세대 등 기성세대는 현대사의 격동의 시기에 청춘을 보낸 세대다. 문제는 이들 기성세대의 관점에서는 베이비부머의 자녀인 Y세대(밀레니얼 세대)를 이해하기도 어려운데, Z세대는 더욱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이해할 수는 없어도 함께 일해야 하고, 그들을 고객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기업이 설 자리가 있고, 사업기회가 있고, 기업은 생존할 수 있다.

그동안 기성세대는 Z세대를 사회에 관심이 없는 세대로 이해하고, 밀레니얼세대와 함께 새로운 소비권력을 가진 대상으로만 바라봤다. 

하지만 ESG가 핫 이슈로 떠오르는 지금 MZ세대는 온라인을 통해 사회 권력이 되어가고 있다. 손쉽게 태그 하나만으로도 오프라인 광장의 집회보다 더 강력한 의사 전달력과 파급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성세대와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Z세대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밀레니얼-Z세대 트랜드 2022>에서는 Z세대는 기성세대와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고 한다. 이들이 가지고 태어난 다른 유전자의 첫번째는 ‘경계 없는(Borderless) 세대’라는 유전자이다. 

개인과 집단 간의 경계, 국적의 경계, 정상과 비정상의 경계, 인간과 비인간종의 경계,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 과거와 현재 그리고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세대라고 한다. 

두번째로 ‘디지털 근본주의 (Digital Origins)’라는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났다.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시대였기에 무엇이든 디지털 방식을 우선으로 사용하고 디지털 안에서 일상을 산다. 아날로그에 대한 기억이 없거나 아주 짧아 아날로그 스타일을 힙한 컬처로 여긴다. 

세번째로 ‘멀티플리스트(Multipletlist)’라는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소소한 재능과 개성을 살려 동시에 다양한 일을 하고, 다양한 소득 수단을 만드는 세대이다. 스페셜리스트도 제너럴리스트도 아닌 멀티플리스트의 유전자를 가졌다. 

Z세대는 인공지능(AI)이 보편화된 시대, 동물, 환경, 기술 등 비인간종과 공존이 핵심 가치로 떠오른 시대이다. 하지만, 알파벳의 마지막 Z가 붙은 Z세대는 아날로그가 사라지는 시대, 양적 성장과 번영이 멈춘 시대, 부모세대보다 가난해지는 첫 번째 세대, 인류 역사상 첫 인구 감소 시대를 살아갈 세대이다. 

기업은 MZ세대의 소비 형태를 파악하기 위해 빅데이터(Big data), 스몰데이터(Small Data)와 더불어 디프 데이터(Deep Data) 등 수집 가능한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이들 MZ세대의 행태를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금 이순간 1인 10색의 MZ세대의 취향이나 선호에 맞는 트랜드가 반영한 상품과 서비스로 대응하고자 한다. 

◆온미맨드(on-me mand)소비의 MZ세대는 물류서비스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온미맨드(on-me mand)소비는 소비자의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인 온디맨드(on-demand)에서 유래한 용어로, 온디맨드에서 ‘나(me)’의 의미가 강조되면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온미맨드를 추구하는 이들은 소비를 결정할 때 가격보다는 나의 개성과 만족을 최우선가치를 두는, 나를 위한 소비형태다. 

똑같은 성능의 제품이더라도 디자인 차별 등 자신이 추구하는 부분이 만족되면 구매하는 특징이 있다. 온미맨드는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인지하고 인터넷, SNS 등 다양한 경로로 상품의 정보를 파악해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을 구매하는 성향이다.

새로운 소비 권력으로 등장한 온미맨드의 Z세대는 과거 획일적인 물류서비스로는 이제 더 이상 선택하지 않는다. 물류측면에서도 Z세대의 등장은 많은 변화를 빠르게 가져올 것이다. 

첫번째 변화는 물류서비스의 결정권이 생산자나 판매자에서 소비자에게 이전되고 있다. 

인터넷 시대의 커다란 흐름 중 하나는 소비자의 권력이 강화이다. 기업이 가지고 있던 정책 결정권과 발언권이 소비자에게 점차 이전되었다. 이제는 물류 전반에 소비자가 배송수단, 서비스 수준, 수령 장소, 수령방법 등의 선택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배송수단(화물차, 퀵, 자전거, 드론, 전기차, 도보 등)의 결정권과 서비스 수준(택배, 직배, 정장배달, 여성배달, 실버 배달 등)의 결정권, 수령 장소(가정, 회사, 무인 배달함, 편의점, 오프라인 매장, 경비실, 유원지 입구, 지하철(철도)역 등)의 선택권, 수령방법(대면 직접수령, 대리 수령 등)의 선택권 은 더 이상 생산자나 판매자의 몫이 아닌 소비자의 몫이 되고 있다.

도착시간(새벽, 아침, 오전, 오후, 저녁, 심야 등)의 결정권과 서비스 수준(정기배송, 정기수거, 설치,회수, 폐기, 수선 등)의 선택권과 포장(키트, 선물, 합포장, 봉다리, 친환경, 냉동, 냉장, 신선포장 등)의 선택권도 1인 10색의 소비자에게 이전되고 있다.

둘째 변화는 Z세대는 획일적인 물류서비스보다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물류기업을 선호할 것이다.

Z세대가 이끄는 새로운 트랜드는 ‘구찌(Gucci)’ ‘오피디아 토트백’ 과 ‘에이스 스니커즈’ 등 럭셔리 브랜드까지 ‘개인 맞춤형 소비’를 확대시키고 있다. 1차 대량생산은 공장에서, 2차 개인맞춤생산은 물류센터나 매장에서 수행하는 지연전략(Postponement Strategy)과 함께 3D프린팅과 유연생산시스템을 통해 개인맞춤형 다품종 소량 생산이 일반화될 전망이다.

물류기업 서비스도 종전의 대형고객의 대량 보관, 물류가공, 배달서비스에서 매일 변하는 소규모의 다양한 니즈의 다양한 고객의 상품을 소량 집하(Pick Up), 소량 보관, 개인맞춤형 풀필먼트, 소량배송, 다빈도 배송, 지정 배달장소, 지정배송시간 등 수행할 서비스 난이도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Z세대는 대형물류기업, 다국적기업의 획일적 물류서비스 제공 브랜드 보다는 유연한 개인맞춤형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물류기업과 스타트업 기업을 선호할 것이다. 

물류기업의 주 고객도 대형 제조기업이나 유통기업에서 다양한 소규모 생산기업과 유통기업이 새로운 고객으로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중소물류기업과 물류스타트업도 특정분야의 탁월한 서비스 능력과 가심비(價心比) 등으로 개인 맞춤형 물류서비스를 매력있게 브랜딩하면 충분히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변화는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Z세대는 ‘진정성’있는 물류서비스를 중시할 전망이다.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Z세대는 윤리소비, 개념소비 등에 관심이 많아, 기업 마케팅에선 ‘진정성’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86.5%가 “윤리적 가치에 추가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기업이 갑질, 성차별, 환경이슈 등 비윤리적 행위를 저질렀을 때는 적극적인 불매운동도 불사한다.

최근 이슈인 ESG는 물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ESG 경영은 기업은 단순히 이윤 추구에만 몰입하는 것이 아닌 고객, 노동자, 지역 사회 등의 이해관계자와 환경, 감염병 등 인류 공통의 문제까지 고려해 경영활동을 추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ESG 경영의 실천 정도가 기준이 되어 투자자나 고객이 '좋은 기업'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이다.

Z세대는 생존과 공존 차원의 환경 감수성과 다양성 존중한다. '화이트 불편러'는 정의로운 예민함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하는 Z세대의 특성을 잘 설명한 용어다.

물류서비스에 있어서도 환경과 안전, 공정 등을 위해서는 본인들의 불편함, 불이익을 감수할 수 있는 세대이다. 저렴한 배송이나, 빠른 배송, 화려한 포장도 안전, 환경을 위해서는 포기할 의향을 가지고 있다. 

Z세대는 배달사원의 손편지, 사진첨부 메시지, 사탕 한알, 초코릿 한조각 선물 등 진정성 있는 서비스에 감동한다. 좋은 리뷰가 올라온 물류기업의 물류서비스를 직접 지정하고, 갑질, 환경이슈, 성차별, 지옥알바, 산재사고, 화재사고 등 나쁜 리뷰 물류기업은 기피하거나 적극적인 불매운동도 불사할 전망이다. 

따라서 물류기업은 배달과 설치시 정장직원 배달, 여성 배달 등 디데일하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가 성공요소가 될 것이다.

넷째 변화는 Z세대는 ESG 경영중 사회(Social)문제에도 더 관심을 기울일 전망이다.

많은 기업이 ESG의 환경 항목에는 관심을 쏟고 있지만 사회항목의 문제 개선에는 등을 돌리고 있다. ESG 항목 중 사회(Social)’는 인권 및 노동조건, 고용관계, 안전보건, 소비자 보호를 고려한 경영활동을 추진하는 것을 의미하며, 주요 이슈는 고객만족, 데이터 보호 및 프라이버시, 성별 및 다양성, 직원참여, 지역사회 관계, 인권, 노동기준 등이다. 

국내 물류기업도 건강한 물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다양한 ESG 경영을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한진, 롯데 등 국내 택배기업들은 택배기사 및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포상, 건강검진, 자녀학자금 등을 지원하며 협력사와의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 

산업안전에 대한 책임경영도 전 사업장 대상 주기적인 안전 점검 및 관련 투자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 또한 사회 공유가치활동으로 아파트단지내 거점으로 운송된 택배상품을 노인, 청각장애인 배송원이 각 가정까지 배송하는 ‘실버택배’, ‘블루택배’ 등과 지역 특산물 판매 등 서비스도 선보이고 있다. 

쿠팡에서 도입한 쿠팡케어는 금연과 금주는 물론 보건 전문가의 상담 등을 통해 개인별로 최적화된 식단, 운동, 수면 및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섯째 변화는 Z세대는 물류서비스의 이용자이자 제공자로 그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공유경제하의 아마존 플렉스, 쿠팡 플렉스, 피기비, 무버, 우버 이츠 등 일반인 배달서비스 제공자(긱 노동자)의 리뷰와 스토어 XㆍClitter 등 일반인이 보관서비스를 수행하는 제공자의 리뷰가 이용자의 리뷰로 돌아와 서비스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Z세대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레고 아이디어즈(Lego Ideas)’와 같은 공동창조 프로모션 활동과 소비자 참여형 광고 등과 같이 Z세대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맨투맨으로 대응하는 물류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뉴노멀시대는 물류의 역할과 기능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새로운 트랜드를 선도할 미래 권력 Z세대의 등장은 글로벌, 대형 물류기업 주도의 획일적인 물류서비스를 온미맨드(on-me mand)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바꿀 것이다. 

물류기업의 평가기준도 매출액, 시설 장비, 글로벌 네트웍, 서비스의 범위 등 종래의 기준보다는제공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디데일하고, 진정성있고, 매력적인 온미맨드(on-me mand)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가?”가 될 것이다. 이것을 갖춘 물류기업은 다양한 성장 기회가 올 것이다. 

특정 기업의 서비스와 상품은 장점과 단점이 항상 존재한다. 그것을 구분하는 1인 10색의 Z세대 소비주체는 기호와 취향이 수시로 바뀐다. 그리고 대부분 누군가 어느 시점의 장점이 곧 다른 누군가 또 다른 시점에는 단점이 된다. 

그러므로 장 단점은 해당 기업의 서비스와 상품의 특성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물류기업은 내 서비스나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찾아내고 소비자를 고객으로 만들고 고객을 단골로 만들고, 단골을 팬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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