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혼란(昏亂)한 시대의 대응
[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혼란(昏亂)한 시대의 대응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0.13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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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변화는 예고 없이 오는 법이 없다. 어떤 일(변화)이 크게 벌어지기 전에 반드시 그 일을 알려주는 작은 조짐이나 징후가 나타나므로 다가올 변화(위기)에 미리 대비를 하면 그만큼 위험성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지금 하늘이 맑다고 해서 안심하면 안 된다. 주춧돌이 젖어 있으면 장차 비가 올 조짐이므로 우산을 준비해야 한다. 개인이건 지역사회건 국가이건 미래에 닥쳐올 위험에 대해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성공과 실패에는 사전에 수많은 징후와 작고 사소한 사고가 반드시 존재 한다. 국내외 정세를 한번 두루 살펴보라. 바로 내 주변에, 우리 이웃이나 사회나 국가가 처해있는 경제 안보 사회적인 제 현실에 어떠한 일이 생겼거나 생길지도 모르는 조짐들이 무수히 존재 한다. 

“남북 대치와 그침 없는 북한의 핵 공갈‘ ’우크라이나 전쟁과 유가 급등‘, ’한미 전기차와 반도체 분쟁‘, ’IMF나 금융위기 같은 환란의 재발(再發)가능성‘ ’여야의 상식을 초월한 갈등과 대립‘ 등 수많은 변화의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개인과 기업, 국가도 미래 대비나 주변 상황을 유심히 살피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모든 일이 그렇게 되는 데는 그에 상응한 이유(이유 충족율)가 사전에 은밀하게 감지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갑자기 일어나는 일(변화)은 없었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나중에 벌어질 엄청난 재앙을 사전에 막아낼 수 없고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평균수명 120세(α 에이지) 시대를 살아야 하는 장수사회에서 노후를 대비한 생애 설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실천하지 않으면 노후의 인생은 불행하여질 수밖에 없다. 변화에는 결코 마침표가 없기 때문이다.

1920년대에 미국의 보험사인 ’트레블러스(Travelers Insurance)‘의 엔지니어링 및 손실통계 부서에 근무하던 ‘허버트 윌리암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는 이 회사의 엔지니어링 및 손실 통제 부서에 근무하면서 업무 성격상 많은 사고 통계를 접하게 되었다. 그래서 실제 발생한 7만 5,000여 건의 사고를 정밀하게 분석하였는데, 그 결과가 무척 놀랍게 나타났다. 

거기에서 하나의 법칙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산업 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발생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재해가 29번이나 발생 되었고, 또 운 좋게 재해는 피해 갔지만 같은 원인으로 사고나 부상이 일어나게 되는 여러 가지 사건이 무려 300여 번이나 발생하였다고 한다. 

그는 산업 재해에 대한 분석 결과물을 정리하여 1931년에 ‘산업 재해 예방’이라는 책을 발간하였다. ‘하인리히’는 이 책에서 재해에 의한 피해 정도를 분석해 큰 재해와 작은 재해 그리고 사소한 사고의 발생 비율이 어떠한지를 숫자상으로 명확히 밝혀냈다. 

발생 된 재해에는 ‘1:29:300’의 법칙이 작용한다고 결론지었다. 즉 300여 번의 사소한 신호(Near Misses), 29번의 경고(Minor Incident), 1번의 대형 재해(Major Incident)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이 법칙을 ‘실패의 법칙’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실패의 프로세스를 밟았기 때문이다. 정상적 판단으로도 큰 사고는 어느 날 갑자기 우연히 터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따라서 산업 재해는 어떤 우연한 사건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그러할 개연성이 있었던 작은 사고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것이 자명해졌다. 

주먹구구 방식이 아니라 과학적 통계에 근거하여 도출된 ‘하인리히 법칙’은 어떤 상황이든 간에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지금까지 일어난 여러 사건과 사고들, 세계적 사고는 제외하고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 가운데 ‘삼풍백화점 붕괴’, ‘성수대교 붕괴’ ‘세월호 침몰 사건’ 역시 사전에 사소하고 비슷한 다양한 증세(20년 중고선박 수입, 무단 증(證)개축. 출발 전 점검 소홀 등)나 사고들이 반복되어 왔음이 확인되었다.

그러므로 실패를 예고하는 300여 번의 작은 징후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큰 사고는 어느 순간 갑자기 우연히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전에 사소하고 작은 사고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하인리히’는 재해사건 분석을 통해서 대형 사고의 발생 이전에 여러 번의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큰 재해는 늘 사소한 것을 방치할 때 일어난다는 것이므로 재해나 안전관리의 사소한 문제에 대한 대응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삶에도 ‘하인리히’의 법칙은 존재한다.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환자나 암 병동에서 기나긴 치료를 받는 암 환자도 어느 날 갑자기 병원으로 실려 간 것이 아니다. 평소에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고 작은 병을 키우거나 일 중독이나 돈벌이에 집착하며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려온 결과가 병원으로 가게 된 원인이 된 것이다. 또한 깔끔한 상속정리 소홀로 자녀분쟁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빈번하게 벌어지는 황혼이혼도 어느 날 갑자기 선언한 이혼이 아니라 신혼 초부터 쌓여 왔던 불만과 갈등의 골이 폭발한 결과라고 볼 수밖에 없다.

사소한 병이나 갈등 문제가 발생 시 이를 자세히 살펴서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은 개선하고 바꾸면 큰 병이나 가정의 불행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어도 무시하고 방치하게 되면 돌이킬 수 없는 병이 생길 수 있고 가정의 해체까지 이르게 될 수 있다는 경고(警告)인 셈이다. 

‘하인리히 법칙’은 노동 현장의 재해뿐 아니라 각종 재난이나 사고 또는 개인적, 경제적, 사회적 실패나 위기와 관련된 법칙이라는 사실을 무시하면 안 될 것이다. 

아울러 커다란 성취나 목표 달성을 통한 성공적인 결과를 창출하는데 ‘하인리히’의 법칙은 유효하다. 실패의 위험성을 사전에 예방하고 성공에 이르는 다양한 크고 작은 일들을 차근차근 쌓아 가면 성공의 법칙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역으로 발상하면 ‘하인리히의 법칙’은 ‘성공의 법칙’도 되는 셈이다. 크고 도전적인 큰 목표를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작고 사소한 것들을 돌아보고, 기본을 점검하여 이를 발판으로 삼을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기대되는 미래를 설계하고 작은 실천을 점진적으로 쌓아서 행복한 노후와 성공적 삶을 창조하기 위해서는 ‘하인리히의 법칙’을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위대한 변화나 성공은 언제나 작은 것에서 출발하는 법이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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