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말과 경청(傾聽)의 지혜    
[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말과 경청(傾聽)의 지혜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7.14 0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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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인간관계를 효과적으로 증진 시키려면 상대와의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할 수 있다. 정치나 경영을 잘하기 위해서도 소통을 잘하지 않으면 실패로 귀결되고 만다. 

“‘XX놈아 얼른 꺼져. XX통을 몽둥이로 뽀개버려라. XXX들. 00당에 폭탄 던져 싹 다 죽여버려야지’, ‘000000님께 해코지해봐라. 눈깔 뽑고 XX통을 뽀개버려’” 등의 욕설과 원색적인 비난으로 가득한 기사(22.0711.C일보)가 보도 되었다. 모골이 송연한 표현이라 많은 사람들을 경악하게 했다. 

말이 인간의 생존 도구인데 이렇게 함부로 써도 되는 건지 아연실색할 뿐이다. 말은 잘하여야 하고 잘 들어야 한다. 말을 할 때는 골라서 말하는 습관을 키우고 길러야 한다. 시장에서 싸고 하찮은 물건도 골라서 산다. 말도 골라서 해야 한다. 위의 사례는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결과라고 보면 맞을 것이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인격을 표현한다. 인격을 표현하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말 잘하는 훈련을 받아야 할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 바른 말 고운 말 격려의 말 칭찬의 말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바르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려면 언어문화가 제대로 피어나야 한다.

그러나 말만 잘해서는 소통이 잘 될 수 없다. 상대가 있는 한 말을 잘해야 하지만 듣기는 더 잘해야 한다. 말하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듣기(傾聽)이다. 인간사 모든 것은 소통에 의해서 좌우된다.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귀를 잘 활용하는 경청의 지혜가 절대로 필요하다. 

사람에게 주어진 두 눈은 많이 보라는 의미요, 두 귀는 많이 들으라는 의미이며, 입이 하나인 것은 적게 말하라는 의미라고 풀이하기도 한다. 

한자의 총명(聰明)한 사람은 잘 듣는 사람을 뜻한다고 한다. (聰 귀밝을총) 자연의 이치나 신의 뜻을 섭리(攝理)라 하는데 섭(攝)자는 귀 세 개가 모인 글자를 뜻한다. 귀이(耳)자 세 개는 왼쪽 귀와 오른쪽 귀, 가운데는 마음의 귀라 할 수 있는데 세상만사는 잘 들으면 풀린다는 뜻이라 할 수 있다. 

잘 듣지 않아 실패하거나 잘못된 사례는 너무나 많다. 고려 태조 ‘왕건’이 공산전투에서 병사들이 거의 전멸하게 된 이유는 참모들의 건의를 듣지 않은 탓이요. 후 백제의 ‘견훤’ 또한 패망한 이유가 신하들의 간언(諫言)을 듣지 않은 탓이다. 

삼국지를 보면 ‘제갈공명’의 건의를 듣지 않은 ‘유비’가 ‘이릉산성’ 전투에서 70여만 명을 불에 타 죽게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우’ 역시 제갈공명의 말을 듣지 않고 형주성을 이탈했다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우리나라의 최고위 지도자 두 분(?)도 참모들의 간언을 듣지 않아 자식들을 감옥에 보낼 수밖에 없었다고 할 수 있다. 듣지 않아 실패한 사례를 들라면 무수히 많다. 이처럼 듣지 않으면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다.

눈을 뜨고 자는 사람은 없고 입을 열고 자는 사람도 없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것은 병이다. 마땅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귀를 막고 자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만큼 귀가 중요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세상에 태어날 때 한번 열린 귀는 죽어야 막히게 된다. 따라서 항상 열려 있는 귀는 많이 들으라고 열려 있는 것이다. 많이 듣되 그것을 지혜롭게 활용할 줄도 알아야 할 것이다.

듣기의 지혜는 네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들으면 성공하는 인생, 행복한 가정, 효과적인 리더십의 발휘도 가능해 진다고 할 수 있다. 

첫째, 눈을 보며 대화를 해야 한다. 들을 때는 상대의 눈을 보며 들어야 한다. 어른과 선배를 볼 때는 존경하는 마음과 공경하는 마음을 담고 고객을 볼 때는 고마움을 담고 가족을 볼 때는 사랑의 눈길로 응시해야 한다. 상대와 상황에 따라서 눈 표정이 달라야 함을 의미한다.

둘째, 얼굴 표정의 관리이다. 표정은 TPO(Time, Place, Occasion)에 따라 달라야 한다. 말하는 시간에 따라 말하는 장소에 따라 상대의 이야기 상황에 따라 표정이 따라가야 한다. 슬픈 이야기는 슬픈 표정을, 재미있는 이야기는 즐거운 표정을, 진지한 이야기는 진지한 표정을 지어야 공감받을 수 있다. 

셋째, 입의 활용이다. 들을 때 그냥 들을 것이 아니라 맞장구를 치며 추임새를 넣어 듣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면 상대는 더욱 진솔하게 말하게 된다. 

1.2.3 화법이라는 법칙이 있는데 내가 할 말은 1분 이내에 끝내라는 것이다. 실험 결과 상대방 말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58초를 넘지 못한다고 한다. 대신 상대방에겐 2분 정도 말 할 수 있게 배려해주고 그사이 3번 정도 맞장구쳐 주라는 것이다. 기꺼이 대화의 주도권을 상대에게 내주라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돋보이는 건 결국 자기 자신임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넷째, 바디(몸)의 활용이다. 들을 때 고개를 끄덕, 끄덕 수긍하고 들으면 30% 이상의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팔짱을 끼고 듣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팔짱을 끼는 것은 방관자의 의미와 방어의 의미가 있으며, 상대를 경시하는 매커니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듣는 것이 단정해 보인다. 다만 두 손을 모을 때는 남녀의 손의 위치가 달라야 한다. 남자는 왼손을 오른 위로 모으고 여자는 오른손으로 왼손 위로 모으는 것이 전통적인 예절이요 ‘매너’이다.

이상과 같이 경청하되 평상시의 대화는 6을 듣고 4를 말하고, 상담 시에는 7:3이나 8:2로 하면 경청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아내의 말(數多)를 막아버리는 남편이 가장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한다. 여자는 남자보다 말하고 싶은 욕구가 남자보다 네 배가 넘는다고 한다. 그 욕구를 막는 것은 엄청난 실수가 된다. 갈등의 시발은 불통에서 비롯된다. 아내 말을 잘 듣는 남편이 지혜로운 남편임을 명심할 일이다.

이청득심(以聽得心)이란 말이 있다. 즉, 귀 기울여 들어야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 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귀와 마음의 문을 더욱 활짝 열고 상대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이청득심(以聽得心)의 지혜를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을 것이다. 입으로 설득하지 말고 귀로 설득하라는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귀를 잘 활용하는 사람은 지혜로워질 수 있고 훌륭한 지도자도 될 수 있다. 
자기주장만 하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이 제일 어리석은 사람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경청하는 사람이 우리의 친구요 이웃이고 리더라고 하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어도 좋을 것이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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