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성찰(省察)과 변신(變身) 
[최승훈의 세상사는 이야기] 성찰(省察)과 변신(變身)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0.27 0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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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벌써 10월의 마지막 밤이 다가오고 있다. ‘잊혀진 계절’ 음악이 이곳저곳에서 계속 흐르며 마음을 애잔하게 하고 있다. 한 해 동안 희망과 기대가 얼마나 이루어졌을까? 한해를 마감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금연 금주 비만 탈출, 자기 계발, 저축 내 차 마련 등 일 년의 목표가 얼마나 달성되었는지 점검하게 된다. 

자신과의 약속과 신년 목표를 년 말까지 꾸준히 밀고 나가 목표를 달성하고 만족을 얻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헛되이 보낸 일 년을 되돌아보며 내년에는 반드시 다시 도전해서 성취하리라 다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다짐이 ‘작심삼일(作心三日)’로 끝나기도 했다. 단단히 먹은 마음이 3일을 가지 못한다는 ‘작심삼일’은 예나 지금이나 인간 의지의 나약함을 나타내는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작심삼일’이 나타내고자 한 의미는 원래 인간이란 나약한 존재임을 비꼬아서 반어적으로 표현했을 것 같기도 하다. 3일 만에 목표가 수포(水泡)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인데 그 속에 작심삼일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3일 만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작심삼일’ 하여 그 결심을 3일 간격으로 반복적으로 결심하면 일 년에 121번의 ‘작심삼일’을 할 수 있는데, 이렇게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습관이 되어 잘 지켜지게 될 것이고 신년에 다짐했던 목표도 어느 정도 달성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보다 성찰(省察)과 평가(評價)가 선행되어야 한다. 
지나간 1년을 어떻게 돌아봐야 할까. 해가 바뀌기 전에 반드시 해 볼 필요가 있는 일이다. ‘피터 드러커’의 저서 '프로 페셔널의 조건'에 쓴 내용을 살펴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온다.

‘드러커’ 박사는 매년 두 주쯤 시간을 따로 내서 지난 1년 동안 한 일을 검토했다고 한다. 젊은 시절 독일에서 기자로 일할 때 당시 편집국장에게 배운 방법을 원용한 것이라고 한다. 

편집국장은 1년에 두 번 1박 2일 동안 기자들과 토론을 했는데, 지난 6개월 동안 첫째, 잘한 일에 대하여 토론하고, 둘째, 잘하려고 노력한 일에 대하여, 토론을 하였고 셋째, 잘하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분야를 검토하고, 넷째, 잘못을 했거나, 또는 실패한 일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했다고 한다. 

그걸 바탕으로 앞으로 1) 집중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2) 개선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3) 각자가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인지를 논의하고 다음 6개월의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드러커’ 박사는 이 방식을 자기관리용으로 단순화했는데,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1) 내가 잘했지만, 더 잘할 수 있었거나, 또는 더 잘했어야만 하는 일을 검토하고, 2) 내가 잘못한 일을 검토하고, 3) 내가 잘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은 일을 검토했다고 한다. 그걸 바탕으로 다음 해 계획을 짜고 일의 우선순위를 정했다고 한다.

한번 생각해보는 게 아니라 2주일쯤 붙들고 고민해서 새로운 계획을 짠다는 것이 핵심이다. 빌 게이츠도 그렇고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인사들은 다 이렇게 혼자 어딘가 틀어박혀서 자기성찰(自己省察)을 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한다. 

우리가 2주를 통째로 할애하긴 어렵겠지만 하루쯤은 냉정하게 자기를 돌아볼 시간을 갖는 것도 새로운 목표의 설정 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 같다.

성찰(省察)이란 ‘자신의 마음에 대해 반성하고 살핌'이라는 뜻으로 즉, 자신의 마음이나 행동을 깊이 되돌아보면서 잘못된 점은 반성하고 잘못이 반복되지 않도록 다짐하고 노력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문제가 드러나면 바꾸고 새롭게 수정하면 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무슨 일이든 처음에 마음먹은 일이 막히면 새롭게 살피고 개선하여 바꾸고 고치면 된다.

성공의 관건이요 생존의 비결은 변신하고 또 변신하는 것이다. 미래학자 다니엘 벨은 “이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이 말만 변하지 않고 모든 것은 다 변한다”라고 했다. 변화와 혁신의 시대에 사는 우리에게 대단히 큰 의미가 있는 말이다. 

새우가 성장하려면 껍질을 벗는 탈피(脫皮)를 해야 하듯 사람들도 변신(變新)해야 한다. 혁신(革新)은 ‘가죽을 새롭게 해야 한다’는 뜻이지만 사람의 가죽을 벗길 수는 없다. 

그러면 무엇을 혁신해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들의 생각, 의식, 사고, 행동이다.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변신은 일어나지 않고 행동하지 않으면 결과는 없다.

‘삶의 가장 큰 법칙 중 하나는 변화다. 어제와 오늘만 생각하는 사람은 미래를 놓친다.’ (존 F. 케네디). 모두가 새로운 것을 향해 앞으로 나갈 때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은 현상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뒤처지는 것이다.

변화하지 않는 것은 도태되기 마련이고, 지금의 시대처럼 변화의 속도가 빠른 세상에서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 할 수 있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은 중국 은나라 탕왕의 반명(盤銘-세수대야)에 나오는 말로 ‘날로 새로워지려거든 하루하루를 새롭게 하고 또 매일 매일을 새롭게 하라’는 뜻으로 역시 변화를 강조한 말이다. 

산업의 발전사를 보면 변화를 알아보기 쉽다. 약 3,000년간의 농경사회 약 200년의 산업사회 약 30년의 정보화 사회 그리고 이제는 지식사회를 넘어 AI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즉 변화의 속도가 산업사회의 100년 동안 변할 것이 현대에 와서는 1년 아니 한 달 사이에도 무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렇게 변화가 극심한 시대의 생존전략은 변화와 혁신뿐이다. 무사안일로 매너리즘에 젖어 있다간 퇴보하고 만다. 흐르는 물은 썩지 않고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한다.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열심히 변화해야 한다. 20세기 문맹인은 글자를 읽고 쓸 줄 모르는 사람을 일컫지만 21세기 문맹인은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는 사람을 일컫는다고 한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있는 한 바닷가는 새우가 많이 잡히는 걸로 유명하다. 새우잡이 배로 항상 붐비는 황금 어장엔 엄청 많은 수의 갈매기들이 서식하고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갈매기들이 하나둘 굶어 죽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모든 갈매기들이 굶어 죽어가는 사태가 발생했다. 

새우가 많은 이 바닷가에서 과연 왜 갈매기들이 굶어 죽었을까? 그 원인은 바로 갈매기 스스로에 있었다. 그동안 갈매기들은 새우잡이 배에서 어선 그물을 끌어 올릴 때 그물에서 떨어지는 어초, 작은 고기들을 힘들이지 않고 주워 먹으며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인가 새우잡이 배들이 좀 더 나은 어획고를 올리기 위해 모두 남쪽으로 자리를 옮겨 가버리자 스스로 먹이 잡는 법을 잊어버려 굶어 죽은 것이다. 

갈매기들은 변화 즉, '외적변수(外的變數)'를 잘 인식하지 못한 것이다. 변화를 몰라 죽음을 자초한 것이다. 변맹(變盲)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이처럼 아직도 우리 주변에는 급변하는 변화의 물결을 감지 못한 채 살아가는 '변맹(變盲) 형' 개인이나 조직들을 볼 수 있다.

세상은 디지털로 변하는데, 아직도 아날로그 또는 그 중간 정도인 '아나털 사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나는 '변맹(變盲) 형'인지, 아니면 변화를 잘 구별할 줄 아는 '변화감별사(變化甘別士) 형'인지를 점검해 볼 일이다. 

성찰하고 평가한 결과를 활용하면 새로운 가능성을 찾을 수 있다. 매사를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생활의 패턴을 바꾸면 삶과 인생이 값지고 즐거워지는 것을 우리들은 잊고 있는지 모른다. 

생각을 바꾸고 바뀐 생각에 따라 행동하면, 세상이 밝게 보인다는 진리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불가능도 가능하게 만들면 된다. Impossible을 I'm possible로 Nowhere를 Now here로, Change를 Chance로 No를 On으로 바꾸면 된다. 

‘내 힘들다’란 말을 뒤집으면 ‘다들 힘내’가 되고 ‘역경’은 ‘경력’이 되고 ‘자살’을 뒤집으면 ‘살자’가 된다. 생(生)과 사(死)의 변신(變身)이 갈릴 수 있는 전환점이 되는 것이다,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의 가장 위대한 발견은 “자신의 생각을 바꿈으로써 생활 자체를 변혁시킬 수 있다”는 사실의 발견이라고 갈파하지 않았던가. 

요즘처럼 어려운 때에 성찰과 변신의 달인이 되어 극심하게 전개되는 위기를 상황을 극복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최승훈
•한국생애설계포럼 대표
•한국생애설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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