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빚지지 말자. 진 빚은 얼른 갚자
[전대길 CEO칼럼] 빚지지 말자. 진 빚은 얼른 갚자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4.17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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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에 대한 3가지 일화와 세계의 금언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이 산, 저 산, 다 잡아먹고 입을 크게 벌리는 게 무엇인가?“란 수수께끼가 있다. 
정답은 “부엌의 아궁이”다. 남에게 진 빚도 아궁이와 마찬가지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고 이 사람, 저 사람으로부터 돈을 함부로 빌려 쓰면 종국에는 아궁이처럼 입만 벌린다. 

최근 대한민국 정부의 2023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에 의하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국가채무는 약 60조 원이 늘어난 1,126조 7,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민 1인당 채무액이 약 2,500만 원이다. 빚의 규모보다 더 큰 문제는 가파른 증가 속도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재정 준칙 도입 없이 현행 재정 준칙을 유지한다면 2040년에는 나랏빚이 연간 GDP규모를 추월하며 2070년에는 GDP의 2배 7,137조 6,000억 원이 될 것이란다. 앞으로 대한민국이 국가부도(國家不渡)가 날까 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걱정스럽다.

이런 와중에 어느 정당은 전 국민 1인당 25만 원, 가구당 100만 원의 민생 회복 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제22대 국회의원(300인)을 뽑는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낸 6개 정당의 개발 공약은 2,239건이며 소요 예산이 최소한 554조 원이었다. 이마저도 재원을 밝힌 357건(16%)에 한해서다. 

나머지 1,882건을 합산하면 천문학적인 재원이 필요하다. 개인이나 기업·공기업 그리고 지방자치단체, 중앙정부도 빚지지 말아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채무나 공기업, 지자체, 개인 빚은 상환 Action-Plan을 수립, 내핍(耐乏)으로 갚아야 한다. 이는 삼척동자(三尺童子)도 알고 있는 상식(常識)이다.

빚에 관한 3가지 일화(逸話)를 적는다. 
소크라테스(Socrates)가 철학자인 죽마고우(竹馬故友) 크리톤(Kriton)에게 유언(遺言)을 남겼다. “아스클레피오스(Asclepios)에게 닭 한 마리를 빚을 진 게 있으니 나 대신 좀 갚아 달라”고. 

아스클레피오스는 인간이 아니라 당시 아테네인들이 생각했던 ‘의술(醫術)의 신(神)’이다. 아스클레피오스는 평소에 뱀이 기어오르는 형상이 조각된 지팡이를 짚고 다녔다. 

따라서 지금도 의사(醫師)의 상의(上衣)와 병원이나 약국에서 뱀의 지팡이로 상징되는 아스클레피오스의 문장(紋章)이 쓰이고 있다. 

그리고 그리스 당시에는 질병에 걸려 치료받고 나으면 닭 한 마리를 의술의 신(神) 아스클레피오스께 제물(祭物)로 바치는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두 번째 이야기다. 모세는 친구인 아브라함에게서 100코 팩을 꾸어 썼다. 갚을 날이 당장 내일 아침인데 수중에는 1코 팩뿐이 없었다. 

그가 빚 걱정으로 잠을 설치자 그의 아내 레베카가 말했다. “여보, 그냥 주무세요, 오늘 밤, 잠을 못 자고 서성일 사람은 당신이 아니고, 아브라함이예요”

세 번째 이야기는 프랑스 대문호(大文豪) 볼테르가 서점 주인에게 돈을 꾸어 썼다. 어느 날, 서점 주인이 신경질을 부리며 빚 독촉을 했다. 

이에 볼테르는 화(火)가 잔뜩 내며 서점 주인의 뺨을 후려갈기고는 비서를 시켜서 내쫓아버렸다. “뭐야, 당신은 황송하게도 세계 최고의 위인(偉人)에게 뺨을 맞았다는 역사에 남을 명예(名譽)가 생겼는데 무슨 돈을 갚으라는 거야!”라며 말이다. 

채무자인 볼테르의 어처구니없는 돌발행동에 돈 꾸어주고 뺨 맞은 채권자인 서점 주인은 어떤 심경(心境)이었을까? 이런 적반하장(賊反荷杖)이 있을 수 있나? 

빚(Debt)에 관한 세계 여러 나라의 금언(金言)도 알아보았다.

*가난하면 부자의 지배를 받고 빚지면 빚쟁이의 종이 된다. <구약성서 잠언 22:7>
*가난한 친척들의 빚을 갚을 필요가 없었던들 나는 예술을 창조하느라고 고민하지 않았을 것이다. <미켈란젤로> 

*적은 돈을 꿔 주면 채무자를, 큰돈을 꿔 주면 적(敵)을 만든다.<M.E.몽테뉴>
*돈은 꾸지도 말고 빌려주지도 말라. 돈을 빌려주면 돈과 친구를 잃는다.<세익스피어>

*적은 빚은 탄환(彈丸)이다. 어디든지 날아오니 피할 수 없다. 큰 빚은 포탄(砲彈)이다. 소리는 크지만, 위험성은 극히 적다,<S. Johnson>

*채권자는 채무자보다 기억력이 좋다.<B. Franklin>
*빚지고 사느니보다 저녁을 굶고 잠을 자라,<B. Franklin>
*빚지는 것이 원하는 것을 못 가지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운 일이다,<T. Jefferson>
*우리나라 속담엔 ‘빚보증(保證)을 서는 자식은 낳지도 말라’가 있다.

*‘돈을 꾸고 빌리는 것은 원한(怨恨)의 씨뿌리기이다’란 일본속담도 있다.
*돈을 빌려주면 친구를 잃는다(Lend your money, Lose your friend) <영국속담>

*꿀 때는 천사(天使), 갚을 때는 악마(惡魔)다.<영국속담> (An angel in borrowing, a devil in repaying>
*모든 차용금(借用金)은 입구(入口)는 넓지만, 출구(出口)는 좁다.<猶太人속담>

내 어릴 적에 “어느 집 누가 빚 갚지 않고 야반도주(夜半逃走)했다”는 소리를 가끔 들었다. 
“친한 사이일수록 돈거래는 절대 하지 말라”고 어른에게서 귀가 따갑도록 듣고 자랐다. 

성인이 되어서도 친구들과 돈거래는 절대로 하지 않고 살아왔다. 친구가 급하게 돈을 꾸어 달라면 “적은 돈이지만 받아 주게. 갚지 않아도 되네”라며 수중의 돈을 털어서 주었다.

최근 자기 개인 돈이 아니어서인지 일부 정치인은 포퓰리즘(Populism)에 빠져서 <00 복지>, <00 소득>이란 이름으로 전 국민에게 돈을 공짜로 나누어주겠다고 야단이다. 

그러나 가정이나 기업, 국가도 “빚 없는 가계 경영, 기업경영, 국가경영을 하는 게 최상책이다”라고 생각한다.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는 우리 후손이 갚아야만 할 부채(負債)다. 

부국강병(富國强兵)의 부유(富裕)한 나라를 물려주어야 하건만 빚만 잔뜩 물려준다는 것은 후손들에게 해서는 안 될 참으로 나쁜 짓임을 우리는 명심(銘心)해야 한다.

1998년 이후 2024년 현재까지 필자가 매경인력개발원 대표이사 부원장과 (주)동양EMS, (주)굿맨파워 대표이사로 일해 오면서 은행에서 단돈 1원도 차입(借入)하지 않고 경영해 오고 있다. 

“남의 돈으로 사업하지 않고 자기 자본으로 사업하자”는 굳은 신념(信念)으로 3,000여 임직원이 합심경영(合心經營)을 실천하고 있다. “대출을 받으면 기업평가가 오른다”며 주거래 은행지점장이 대출받기를 권유한다. 

하지만 은행 대출을 받아서 회사 규모를 키우느니보다 작지만 알차게 재무 건전성이 높은 좋은 회사로 평가받고 싶다. 국가나 기업, 개인도 빚이 무서운 줄을 뼈저리게 깨우치고 미리미리 사전에 재무관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다른 나라에 외채(外債)를 빌려오지 말자. 언제 다시 IMF 사태가 재현(再現)될지 모른다. 대한민국이 채권국가(債權國家)가 되어야지 천문학적인 빚을 진 채무국가(債務國家)로 전락하면 곤란하다.” 

“개인적으로도 친지나 이웃, 은행에서 빚을 지지 말자. 진 빚은 한시바삐 얼른 갚자, 부엌의 아궁이처럼 입만 크게 벌리고 있다가는 깊은 수렁에 빠질 수가 있다.”

끝으로 독자들에게 외친다. “어떤 경우라도 빚은 지지 말자. 그리고 진 빚은 얼른 갚자”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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