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장교(將校), 부사관(副士官), 경례(敬禮) 
[전대길 CEO칼럼] 장교(將校), 부사관(副士官), 경례(敬禮)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4.02.21 06: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세계 각국의 군대(軍隊)는 계급사회(階級社會)로 조직된다. 장교(將校/Officer)는 부사관(副士官/Non commissioned officer)과 병사(兵士/Soldier, Enlisted man)를 지휘하는 계급이다. 

대한민국 장교는 육·해·공군 사관학교, 일반 대학교 졸업자들 중에서 엄격한 선발기준에 따라 선발한다. 소정의 교육과정을 수료 후 소위(少尉) 계급의 관직에 임명된다. 이를 장교 임관(將校 任官)이라 한다. 

장교도 아니고 부사관, 병사도 아닌 ‘노란색 Diamond’ 계급장을 다는 ‘준위(准尉/Warrant Officer)’ 계급도 있다. 장교 집합에도 빠지고 부사관, 사병 집합에도 빠지는 계급이다.      

<대한민국 육해공해병대 장교 합동 임관>

“국내외의 모든 적으로부터 대한민국 국토를 보전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며 헌법 질서를 수호할 것”을 장교는 임관할 때 엄숙하게 선서한다. 

미국이나 서양에서는 장교를 ‘Officer’라고 부른다. 장교를 표현할 때는 '(국가로부터) 위임(委任)받은'이란 뜻의 ‘Commissioned’를 붙여서 ‘Commissioned Officer’라고 부른다. 

군 복무를 병역 의무를 마치고도 장교 숙소를 왜 ‘BOQ’라고 부르는지, 부사관 클럽을 왜 ‘NCO Club’이라고 부르는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4년제 대학 졸업의 ‘학사(學士/Bachelors Degree)‘ 학위에 왜 독신 남성이란 뜻의 ’Bachelor‘가 들어갈까? 

장교용 독신자 숙소인 BOQ는 ‘Bachelor Officer Quarters’의 두문자(頭文字)다. 장교용 숙소 명칭의 ‘Bachelor’는 ‘미혼 독신 젊은 남성’이란 뜻이다.  

상대적으로 부사관(副士官)과 병(兵)은 임관되지 않은 자, 즉 ‘Non Commissioned Officer’라고 부른다. 그래서 세 단어의 첫 글자를 따서 부사관을 ‘NCO’로 호칭한다.  ‘장교(將校) 임관(任官)’, ‘부사관(副士官) 임용(任用)’이란 단어도 가려서 써야 한다. 

  <대한민국 육군 부사관>
  <대한민국 육군 부사관>

그런데 장교를 ‘Commissioned Officer’라고 부르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역사적으로 서양에서 장교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귀족이나 지주(地主)들에게 국왕이 군대를 모집하고 훈련시킬 수 있는 권한을 위임해 준 사람이란 뜻에서 유래했다. 

장교는 국가수반으로부터 군대에 대한 권한과 막중한 책임을 위임받은 자이다. 군에서 장교는 명령을 하달(下達)할 수 있는 사람이고 그 명령에 대해 책임지는 군인이다. 하지만 부사관 또는 사병에게는 이러한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지 않는다. 

장교는 국가로부터 일정 부분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은 사람이다. 미국에서는 장교를 임관할 때 미합중국 대통령이 장교 임명장에 직접 서명(署名)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장교 임관 사령장에 국방부 장관의 직인(職印)을 찍는다.  

미국 정부에는 수많은 공무원이 있다. 연방정부 공무원은 명예와 자부심이 대단하다. 미국의 많은 공직자 중에 장교와 직업외교관 두 직종의 공직자가 임관할 때만 ‘Commissioned’라는 말이 붙기 때문이다. 

장교와 직업외교관의 공통점은 국가로부터 일정 부분 권한을 위임받기 때문이다. 장교로 임관하는 것은 국가수호를 위한 막중한 권한을 나라로부터 위임받는 것이며 이에 따른 막중한 책임도 뒤따른다.  

그리고 군인들이 오른 손바닥을 펴서 우측 이마에 대는 거수경례(擧手敬禮)의 유래다. 

첫째, 중세 유럽의 기사들이 왕 앞에서 투구를 벗고 인사하던 관습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기사들은 경기 전에 왕 앞에서 얼굴을 가리고 있는 투구를 오른손으로 들어 올렸다. 

그래야 왕은 그 기사가 누군지를 알 수가 있었다. 거수경례의 관습이 왕 앞에서 기사를 식별하는 절차에서 비롯되었다는 주장이다. 

둘째, 로마 시대 말기, 암살이 자주 자행되던 시절이었기에 로마 시민은 군인을 만나면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오른손을 들어 올렸다고 전한다.

셋째, 구식 소총을 사용하던 시절 군인들은 모자를 벗고 경례했다. 손에 화약이 까맣게 묻어 있어 경례할 때마다 모자가 더러워졌다. 그 대안으로 모자에 손을 살짝 갖다 대는 거수경례로 바뀌었다는 주장도 있다. 

미국 군대문화는 지금도 <첫 번째 경례(First Salute)> 전통이 살아 숨 쉰다. 
장교로 임관된 이후 부사관에게 첫 번째 경례를 받는 의식이다. 나이가 많은 부사관이 갓 임관한 소위에게 정중하게 경례함으로써 장교에 대한 존중을 보이고 장교의 지시와 명령을 잘 따르겠다는 다짐을 나타내는 행사(Ceremony)다. 

<사관과 신사>란 영화를 자세히 보면 신임 소위는 조교 부사관(Enlisted adviser)으로부터 첫 경례를 받고 나서 왼손으로 뭔가를 주는 장면이 나온다. 장교 임관 후 첫 번째 경례를 한 부사관에게 주는 1달러짜리 은화 선물이다. 그래서 첫 번째 경례를 <Silver Salute>라고 한다.

이러한 유래는 1800년대 초 영국의 통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새로 임관된 장교는 군대 업무가 숙달되지 않아서 개별적으로 조언해 주는 조교 부사관(Enlisted adviser)을 배정받았다. 

부사관은 장교에게 부대의 역사에서부터 로프 매는 법 등 각종 군대 업무를 가르쳤다. 이때 장교들은 부사관에게 자기 월급(당시 소위 월급 약 25달러)에서 1달러를 수고비로 주었다. 이후 이러한 제도는 사라졌지만 지금도 소위들은 첫 번째로 경례하는 부사관에게 1달러를 주는 전통이 살아 있다.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의 Old Guard>
<미국 알링턴 국립묘지의 Old Guard>

<올드 가드(Old Guard)>에 관한 이야기다. 
미국 육군 제3보병연대는 워싱턴 D.C를 방위하며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립묘지의 무명용사 묘를 지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조건은 미국 시민권자이며, 키는 178cm 이상, 범죄 경력이 없고, 묘지 위치를 완벽히 암기해야 하며 복잡한 제식 또한 완벽하게 암기할 수 있어야 한다. 이상 4가지 조건을 통해서 선별한다. 국가를 위해서 전사한 무명 참전용사들께 최고의 대우를 표하는 미합중국 정부의 특별 예우다.

알링턴 국립묘지 내 무명용사비는 87년 전인 1937년 7월부터 육군 근위대가 1년 365일 하루 24시간 내내 경계근무를 서는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 

허리케인에 폭풍우가 몰아치거나 영하의 혹한이 닥쳐도 병사들의 근무는 계속된다. 이 군인들이 ‘올드 가드(Old Guard)’다. 여름에는 30분마다 겨울에는 1시간마다 교대식을 한다. 

경비 시작 때 21초간 경례로 시작한다. 무명의 참전용사들에게 미합중국 대통령에게 준하는 예우(禮遇)함을 뜻한다. 올드 가드가 허리에 차는 권총(M-17 한정판)에는 <침묵, 존경, 인내, 존엄>이란 글자가 아로새겨져 있음도 밝힌다. 

끝으로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제복(制服)을 입는 장교와 부사관, 사병 등 군인과 경찰, 소방관 등에게 감사와 성원을 보내주면 좋겠다. 

미국에서는 제복을 입는 군인에게 최고 품질의 1등급 식재료(쌀, 고기, 과일 등)를 최우선 공급한다. 그런 다음에 국민이 식재료로 사용한다. 우리도 그런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제복 입는 군인, 경찰, 소방관에게 제대로 예우하는 게 선진국(先進國) 조건이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