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1인 10색 소비자와 온미맨드(on-me mand)물류
[이상근 박사의 물류이야기] 1인 10색 소비자와 온미맨드(on-me mand)물류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2.1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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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근
산업경영공학박사
삼영물류(주) 대표이사

젊은 시절 군복무를 통해 경직된 조직생활에 익숙하고, ‘빨리 빨리’ 문화가 몸에 밴 한국 남성사회는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나 취향 보다는 질서, 통일 등이라는 명제가 항상 앞섰다. 

경직된 조직문화는 음식점에서의 주문에서 분명하게 나타났다. 선택권은 분명히 있지만, 상사의 선택이 전체메뉴로 통일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 문화는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는 찾아볼 수 없다. 

기성세대의 10인 1색의 조직문화는 개인의 취향과 개성이 존중되면서 10인10색의 조직문화로 전환되었다. 신세대는 카레음식점에 가서도 수십 종류의 카레 메뉴 중에서 서로 다른 카레의 맵기, 쌀, 도핑 등을 선택해 10인 10색의 메뉴를 주문한다. 더치페이는 당연하며, 각자 자신의 카드로 나눠서 지불한다.

이런 문화의 변화는 제조나 유통기업 뿐 아니라 서비스와 물류기업의 전략도 획일적인 상품과 서비스 대응 전략에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 개인 맞춤형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

◆1인10색의 새로운 세대가 소비시장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로 떠오르고 있다
어느 세대보다 개성이 뚜렷한 ‘Z세대(Generation Z)’와 ‘알파세대(Generation Alpha)’는 새로운 소비문화를 선도할 미래 권력이다. 

특히 알파 세대는 태어난 순간부터 '디지털화' 된, 특히 스마트폰이 파생한 모바일 문화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고 성장하며 영유아기부터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세대이다. 이들은  TV와 라디오가 아닌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 등 1인 방송과 SNS를 선호하며 메타버스, 가상현실, 인공지능 등에 익숙해져 있다. 

Z세대의 소비 패턴은 신세대의 소비 트랜드인 ‘시간절약형소비’, ‘소신소비’, ‘똑실소비’, ‘SNS소비’, ‘홧김소비’ 트랜드에 비해, 호불호(好不好)가 더 명확하고 개개인의 특성은 다양하고 규정하기 어렵다.  

Z세대는 어제 점심 선택한 메뉴를 오늘 점심에는 선택하지 않으며, 지난달에 구매한 커피원두와 다른 새로운 취향의 원두를 찾는다. 지난 분기 구매한 립스틱과 다른 새로운 브랜드를 구매한다. 

시간, 계절, 장소, 동행자 등 조그만 차이에도 취향과 선호하는 상품과 서비스가 바뀌는 1인 10색의 카멜레온으로 변신한다. 

알파세대는 가상공간에서 돈을 벌거나 소비하는 등 경제활동을 하는 데도 익숙하다. 알파세대는 가상화폐와 현실화폐를 구분하지 않는다. 가상공간에서 게임하고 콘텐츠를 공유하면서 돈을 쓰기도 하고 벌기도 한다. 

알파세대들에게는 재미가 우선이다. 재미있으면 계속 하고, 재미없으면 바로 꺼버리면서 자신의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소비한다. 알파 세대는 어린시절부터 취향에 맞는 유튜브 영상을 골라보는 등 자신의 취향이 확고한 세대이다. 

이 때문에 이들을 큰 틀에서 라이프스타일을 분류하려 한다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미래와 현재의 소비자 지갑을 열게하는 소비 트랜드를 대변하며, 소비시장의 트렌드 세터(trend setter)로 떠오르고 있다.

◆장소와 환경에 따라 토이리즘(Toylism), 툴리즘(Toolism)의 선호도 수시로 바뀐다
이들 1인 10색의 소비세력은 어느 시간, 어느 계절, 어떤 상품, 어느 국가나 지역, 어느 장소, 누구와 함께인가에 따라 다른 성향과 취향을 나타낸다. 

이 세대는 어제 아침엔 ‘감성소비’를 하다가도 오늘 아침엔 ‘이성소비’를 하고, 어떤 때는 ‘가심비(價心費)’를 따져보다, 어떤 상황에서는 ‘가성비(價性費)’를 더 중요시하기도 한다. 직장에서는 ‘토이리즘(Toylism)’을 선호하다가, 집에서는 ‘툴리즘(Toolism)’으로 판단하는 등 돈을 쓰는 판단 기준이 수시로 다르다.

이들의 변덕스러운 소비행동을 분석한 새로운 소비의 명칭도 계속 양산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경험소비’, ‘가치소비’, ‘플레세보 소비’, ‘하비슈머’, ‘온미맨드 소비’ 등이다. 

경험 소비(經驗 消費)는 매장 등에서 직접 사용해 본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 형태로, 식당이나 호텔 등에서 사용한 식기나 침구가 마음에 들 경우 바로 구입하는 것을 뜻한다. 고객이 매장에서 직접 제품들을 사용해 본 후 이를 구입하는 소비 형태로, 구매 전에 이것저것 꼼꼼하게 확인하는 합리적인 소비 형태가 늘면서 형성됐다. 

이에 따라 체험형 매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레스토랑에서 맛본 음식이 담긴 식기를 그 자리에서 구입하거나 호텔 객실에서 이용한 침구류와 탁자 등을 구매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가치소비(價値消費)는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 대신 가격이나 만족도 등을 세밀히 따져 소비다. 가치소비는 남을 의식하는 과시소비와는 다르게 실용적이고 자기만족적인 성격이 강하며, 무조건 아끼는 알뜰소비와 달리 무조건 저렴한 상품이 아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과감히 투자한다.

플라세보(Placebo)소비는 ‘플라세보(placebo)’와 ‘소비’가 결합된 말로, ‘플라세보’란 실제로는 생리 작용(효과)이 없는 물질로 만든 약을 말한다. 젖당ㆍ녹말ㆍ우유 따위로 만들어지며 어떤 약물의 효과를 시험하거나 환자를 일시적으로 안심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투여한다. 환자가 이 속임약을 진짜로 믿게 되면 실제로 좋은 반응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를 ‘플라세보 효과’라고 한다. 

하비슈머(hobby + consumer)는 퇴근 후 자신의 삶을 즐기기 위해 드로잉, 악기 등 다양한 방면의 취미활동을 위해 소비하고, 이를 즐기면서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을 뜻한다. 즉, 이들은 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을 추구하는 소비 형태인 가심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신의 경험에 가치를 둔다.

하비슈머는 1인 가구의 증가로 집이 주거를 위한 공간에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까지 확대되며 나타난 현상이다. 이들은 퇴근 후나 주말 같이 온전한 자신의 시간에 그림을 그리거나 자수를 놓고, 악기 연습 등의 취미활동을 하면서 만족을 느낀다.

온미맨드(on-me mand)소비는 소비자의 수요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시스템인 온디맨드(on-demand)에서 유래한 용어로, 온디맨드에서 ‘나(me)’의 의미가 강조되면서 만들어진 용어이다. 
온미맨드를 추구하는 이들은 소비를 결정할 때 가격보다는 나의 개성과 만족을 최우선가치를 두는, 나를 위한 소비형태다. 

똑같은 성능의 제품이더라도 디자인 차별 등 자신이 추구하는 부분이 만족되면 구매하는 특징이 있다. 온미맨드는 자신의 경제적 상황을 인지하고 인터넷, SNS 등 다양한 경로로 상품의 정보를 파악해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상의 상품을 구매하는 성향이다.

◆ 온미맨드(on-me mand)소비는 다양한 취향의 개인 맞춤형 물류서비스를 요구한다
생산ㆍ유통ㆍ물류기업은 이들 소비자의 소비 형태를 파악하기 위해 빅데이터(Big data)와 더불어 스몰데이터(Small data) 수집에 열을 올리고 있다. 

빅데이터가 큰 흐름을 파악하고 있다면 개인의 취향이나 필요, 건강상태, 생활양식 등 사소한 행동에서 나오는 정보인 스몰데이터를 통해 소비를 분석하고 있다. 이를 통해 1인 10색의 소비자의 지금 이 순간의 취향이나 선호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로 대응하고자 한다. 

1인10색의 온미맨드의 소비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과거 획일적인 물류서비스는 이제 더 이상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 변덕스러운 소비자에 대응하는 물류서비스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먼저 물류서비스의 결정권은 소비자에게 이전될 것이다  
택배, 직배, 화물차, 퀵, 자전거, 드론, 로봇, 도보 등 배송수단의 결정권과 정장배달, 여성배달ㆍ실버배달 등 배달자의 결정, 대면직접수령ㆍ대리수령의 선택권, 가정, 회사, 무인배달함, 편의점, 오프라인 매장, 경비실, 유원지, 지하철(철도)역 등 수령장소의 선택권은 더 이상 판매자나 생산자의 몫이 아닌 소비자의 몫으로 이전될 것이다.

새벽ㆍ아침ㆍ오전ㆍ오후ㆍ저녁ㆍ심야 등 도착시간의 결정권과 정기배송ㆍ정기수거ㆍ설치ㆍ회수ㆍ폐기ㆍ수선 등의 서비스 선택권과 키트포장ㆍ선물포장ㆍ합포장ㆍ냉동포장ㆍ냉장포장ㆍ신선포장ㆍ등 포장의 선택권도 1인 10색의 소비자에게 이전될 것이다.

둘째, 온미맨드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물류기업을 선호할 것이다
Z세대는 브랜드 충성도 크게 줄어, 획일적인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대형 물류기업보다는 온미맨드(on-me mand)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물류기업을 선호할 것이다.

‘구찌(Gucci)’ ‘오피디아 토트백’ 과 ‘에이스 스니커즈’ 등 럭셔리 브랜드까지 확대된 ‘개인 맞춤형 소비’는 지연전략(Postponement Strategy)을 통해 1차 대량생산은 공장에서, 2차 개인맞춤생산은 물류센터나 매장에서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물류기업 서비스도 종전의 대형고객의 대량 보관, 물류가공, 배달서비스에서 매일 변하는 소규모의 다양한 니즈(Needs)의 다양한 고객의 상품을 소량 집하(Pick Up), 소량 보관, 개인맞춤형 풀필먼트(Fulfillment), 소량배송, 다빈도 배송, 지정 배달장소, 지정배송시간 등 수행할 서비스 난이도가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중소물류회사나 스타트업 등 신생물류 브랜드도 특정분야의 탁월한 서비스 능력과 가심비(價心比) 등 매력을 갖추면 다양한 성장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는 ‘진정성’있는 물류서비스를 중시할 전망이다.
Z세대는 배달사원의 감동서비스인 손편지, 초코릿 선물, 사진첨부 메시지 등 좋은 리뷰가 올라온 기업의 물류서비스를 직접 지정하고, 갑질, 성차별, 환경이슈, 지옥알바, 산재사고, 화재사고 등 나쁜 리뷰 물류기업은 기피하거나 적극적인 불매운동도 불사할 것이다.

따라서 물류기업은 배달ㆍ설치시 정장직원 배달, 여성 배달 등 디데일하고 진정성 있는 서비스가 성공요소가 될 것이다.

넷째, 소비자는 툴리즘(toolism)하에서 단순 ‘사용자(user)’에서 토이리즘(toylism)하의 ‘플레이어(Player)’로 전환되면서 물류도 변화에 순응한 기업만이 ‘장난감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소비자는 상품의 기능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툴리즘에서 재미와 오감 만족을 추구하는 토이리즘으로 변모하며 유희적 상품에 열광한다. 

이들은 공유 경제하에서 물류서비스의 이용자이자 제공자로 그 경계가 모호해 질것이다. 아마존 플렉스ㆍ우버 이츠ㆍ쿠팡 플렉스 등 일반인 배달서비스 제공자의 리뷰와 스토어 XㆍClitter 등 일반인이 보관서비스를 수행하는 제공자의 리뷰가 이용자의 리뷰로 돌아와 서비스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이들 소비자의 자발성을 이끌어낼 수 있는 ‘레고 아이디어즈(Lego Ideas)’와 같은 공동창조 프로모션 활동과 소비자 참여형 광고 등 Z세대와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맨투맨으로 대응하는 물류 서비스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뉴노멀시대에는 물류의 역할과 기능이 크게 확대될 것이다
또한 새로운 소비문화를 선도할 미래 권력 Z세대와 알파세대의 등장은 글로벌, 대형 물류기업 주도의 획일적인 물류서비스를 전문물류기업을 통한 온미맨드(on-me mand)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로 바꿀 것이다. 

물류기업의 평가기준도 매출액, 보유시설 장비, 정보시스템과 글로벌 네트웍, 서비스의 범위 등 종래의 외형기준보다는 제공하는 서비스가 “얼마나 디데일하고, 진정성있고, 매력적인 온미맨드(on-me mand)의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가?”가 될 것이다. 이것을 갖춘 물류기업은 다양한 성장 기회가 올 것이다. 

특정 기업의 서비스와 상품은 장점과 단점이 항상 존재한다. 그것을 구분하고 선택하는 1인 10색의 새로운 소비주체는 기호와 취향이 수시로 바뀐다. 그리고 대부분 누군가에게 어느 시점의 장점은 곧 다른 누군가 또 다른 시점에는 단점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장 단점은 해당 기업의 서비스와 상품의 특성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내 서비스나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찾아내고 소비자를 고객으로 만들고 고객을 단골로 만들고, 단골을 팬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근(ceo@sylogis.co.kr)
ㆍ산업경영공학박사 
ㆍ삼영물류(주) 대표이사(현)
ㆍ국토교통부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정책분과위원'(현)
ㆍ국토교통부 규제심사위원  (현)
ㆍ인천지역 인적자원개발위원회 위원(물류분과위원장) (현)
ㆍ대한상공회의소 물류위원회 부위원장(겸 실무위원장) (현)
ㆍ국립 인천대학교 전문교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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