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새로운 길(New Road)
[전대길 CEO칼럼] 새로운 길(New Road)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08.31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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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로버트 프로스트‘의 명저(피천득 역) <<가지 않은 길>>에 나온다.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나 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바라보았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서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다. 

나는 다음 날을 위해 한 길은 남겨 두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이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는데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1883~1969)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1883~1969)

‘발터 그로피우스(Walter Gropius)’ 하바드대학교 건축학 교수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포도를 딸 수 있게 한 노부부의 아이디어에서 영감을 얻어 미국 디즈니랜드(Disneyland) 안에 새 길을 내는데 적용했다. 

숙소로 돌아온 그는 시공 팀에 새 길을 내기로 한 곳에 잔디 씨를 뿌리라고 지시했다. 그리고 예정보다 일찍 개방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잔디 씨를 뿌린 곳은 파릇파릇한 잔디로 뒤덮였으며 사람들 발길에 따라 작은 오솔길이 생겨났다. 

일정한 모양은 아니었지만 넓은 길과 좁은 길이 조화를 이루면서 자연스럽게 새로운 길이 생겨났다. 

그 다음 해에 그로피우스 교수는 이 오솔길을 인도(人道)로 만들었다. 이 길은 1971년 런던에서 열린 국제 조경건축 심포지엄에서 가장 훌륭한 길로 평가 받았다. 완성되지 않은 잔디밭을 사람들이 먼저 밟게 하는 것은 상식에 어긋난다.     
                
왜냐하면 잔디밭이 완성되기 전에 잔디가 다 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로피우스교수는 이런 약점을 강점으로 변화시켰다. 1919년 그는 독일 바이마르에 조형학교인 ‘바우하우스(Bauhas)’를 설립했다. ‘바우하우스(auhas)’는 ‘집을 짓다’는 뜻이다. 

<분당 이매동 어린이 공원(위쪽)의 샛길>  
<분당 이매동 어린이 공원(위쪽)의 샛길>  

필자가 사는 성남시 분당구 이매초등학교 후문 앞의 어린이 공원에서도 어린이와 주민을 위한 공직자의 훌륭한 치적을 알린다. 위 샛길은 원래 잔디밭인데 어린이들이 빨리 공원에 가기 위해 뛰어다녔다. 그러다 보니 새롭게 잔디를 깔아야만 했다. 

하지만 어린이공원 담당 공무원은 “차라리 돌을 깔아서 편하게 다닐 수 있게 샛길을 내 주자”고 생각해서 작은 샛길이 태어난 것이다. 이런 게 바로 어린이와 시민을 위한 행정복지 서비스가 아니겠는가? 이런 공직자에게 시민의 이름으로 감사패(感謝牌)를 주고 싶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고객이 바라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그 니즈(Needs)를 명확하게 파악해서 고객의 니즈에 맞추어 빠르게 대처하는 게 기업경영의 전략이다.   

“도행지이성 물위지이연(道行之而成 物謂之而然)”이란 송나라 사상가인 장자(莊子)의 말이다. “길은 다녀서 만들어지고, 사물은 불러서 그렇게 된다”는 뜻이다. 

“길이란 가기 때문에 만들어진다. 길이 있으면 따라가면 되고, 길이 없으면 만들면서 가야한다” “길을 가다가 막히면 위험을 무릅쓰고 앞으로 가지 말고 그냥 되돌아오라”면서 자식들을 향해 “편하게 살라“고만 가르치는 현대판 부모들도 있다.  

끝으로 서양인들은 집짓기 전에 길부터 먼저 낸다. 그러나 한국인은 집을 짓고 난 후에 집으로 들어오는 길을 낸다. 서양인과 한국인의 생각 차이를 엿볼 수가 있다.  

그리고 쌍둥이 출산에 관한 생각의 차이다. 동양에서는 먼저 태어나면 형이고 늦게 태어나면 동생이지만 서양에서는 먼저 태어나면 동생이고 늦게 태어나면 형이 된다. 

그들은 “엄마 뱃속에서 먼저 생겨나서 자라다가 동생보다 뒤늦게 나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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