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히잡, 차도르, 부르카
[전대길 CEO칼럼] 히잡, 차도르, 부르카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2.11.30 08: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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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카타르 월드컵 2022>에 출전한 이란 축구 대표팀이 웨일스를 2:0으로 이겼다. 
지난 11월 25일 이란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이란 국가(國歌)를 따라 부르지 않고 이란 내 반대 시위에 연대 의사를 나타냈다. 

옛날 페르시아(Persia) 국가로 잘 알려진 이란에서 지난 9월부터 ‘마흐사 아미니 사건’이 발단이 되어 반정부 시위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마흐사 아미니 사건’은 이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세)’가 히잡(Hijab)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되어 숨진 사건이 도화선이 되었다. 

무슬림 여성의상 종류

지금까지 이란의 Z세대(1997~2012년)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로 인해서 이란 내에서 460명이 숨졌으며 1,160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전해 온다. 

<이란 국가대표 축구팀>
<이란 국가대표 축구팀>

아랍어로 '(신체 일부를) 가리다'는 의미의 ‘히잡(Hijab)’은 이슬람(Islam) 여성들이 머리와 목 등을 가리는 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이다. 북아프리카 지역과 말레이시아 등에서 많이 쓴다. 또한 아랍어로 ‘덮는다’는 의미의 ‘차도르(Chador)’는 얼굴만 빼고 온 몸을 모두 가리는 무스림의 여성 옷이다.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여성들은 얼굴만 내놓고 주로 차도르를 착용한다.

“무슬림 여성은 반드시 히잡을 착용해야 한다. 히잡의 형태는 ‘부르카’만 있는 게 아니고 참으로 다양하다. 이는 이슬람교 율법(律法)인 샤리아(Shariah)이다”고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탈레반 대변인이 말했다. 그 후 아프간에서 히잡과 부르카 가격이 10배 이상 뛰었단다.

두 눈만 내놓고 전신을 베일(Veil)로 가리는 ‘니캅(Niqab)’은 파키스탄 여성이 주로 입는다. 이보다 더한 것 이 부르카(Burqa)다. 눈 부위만 망사로 가리고 머리에서 발목까지 가리며 1996~2000년 아프간 통치자 탈레반이 모든 이슬람 여성에게 강제했다. 이 복장을 착용하지 않고서는 집 밖으로 외출할 수가 없다. 

무슬림(Muslim)이란 어의(語義)적으로는 알라(Allah)에 절대적으로 귀의한 이슬람 교도를 말한다. 현재 전 세계에 13억 명의 무슬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슬람이 무슬림 여성들의 노출을 왜 이렇게까지 막는가? 
“그녀들의 시선을 낮추고 순결을 지키며 밖으로 드러내는 것 외에는 유혹하는 어떤 것도 보여서는 아니 되느니라”란 코란(Koran)에 나오는 한 구절 때문이다.  

코란(Koran)은 남성의 금욕(禁慾)과 정조(貞操)도 언급한다. 하지만 현실에선 여성에게만 적용된다. 그중에서도 아프간의 탈레반이 가장 극심하다. 운전 중 실수로 팔을 노출한 여성이 맞아 죽기도 했다. 

학자들은 아프간(Afghan) 인구의 절반을 차지하는 파슈툰(Pashtun)족의 과격성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아프가니스탄 남동부와 파키스탄 북서부 산악지대에서 주로 거주하는 전투력이 강력한 부족이다. 안으로는 가부장적이며 밖으로 배타적이다. 이슬람교 율법을 공부하는 학생들로 구성된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 세력인 탈레반(taliban)이 주축 세력이다. 

미국 예일대 로스쿨 ‘에이미 추아(Amy Chua..1962~)’교수는 그의 저서 《정치적 부족주의》에서 미국이 이들의 부족적 특성을 간과하고 냉전 프레임으로 아프간을 보는 바람에 아프간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분석했다. 

이들의 집단적 소속 본능과 배제 본능이 지금의 대립과 혐오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여성을 소유물로 여기는 탈레반 전사가 적을 살육하고 주먹을 불끈 쥐며 영웅 흉내를 내는 장면도 극단적인 부족주의의 한 단면이다. 

<<군중 심리학>>의 저자로 유명한 프랑스 학자 ‘귀스타브 르 봉(Gustave Le Bon..1841~1931)’은 “탈레반은 안으로는 가부장적(家父長的)이다. 이들은 개인이 집단에 속하면 폭력적(暴力的)으로 변한다”고 주장했다.

무슬림 여성 복장인 ‘히잡, 차도르, 부르카’와 관련한 참고 사항이다. 

· ‘이슬람(Islam)’이라는 말은 ‘절대적 순종(順從)’을 뜻한다. 
· 히잡을 착용하는 무슬림 나라는 57개 국가다.
· 맹신(盲信)과 억압(抑壓)의 장막에 갇힌 폐쇄 사회에선 여성의 삶이 가혹하다. 
· 아프간에서 부르카를 안 쓴 여성이 총살된 적이 있다.
· ‘히잡 시위’ 재확산에 이란은 모바일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하고 이란 내 석유·가스 노동자들이 반정부 시위에 가세했다. 국영기업 공장서 조직적 파업이 있었으며 개인 화물운송 업자들도 시위에 동참했다. 1979년 이란 팔레비 왕조 몰락 후 ‘호메이니’ 지도자는 히잡(Hijab) 착용을 법제화했다. 

무슬림 여성 복장에 이어서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Shariah)’가 허용하는 '무슬림 남성 복장'도 알아본다. 무슬림들은 전 세계에서 다양한 복장을 하고 있다. 

세계 지도 좌에서 우로 살펴본다. 우선 ‘모리타니’이다. 

모리타니

아주 헐렁하고 넓은 옷이다. 바람이 불 때, 얼마나 많은 천이 신체를 감싸고 있는지 드러난다. 옆쪽이 모두 트여 있어 맨살이 보이기 때문에 옷 속에 다른 옷을 입은 후에 이러한 헐렁한 옷을 걸친다.

‘모로코 사람’의 옷차림이다. 

모로코인의 옷차림

후드(Hood)가 달린 마법사 같은 복장은 아랍어로 '잘라비야'라고 한다. 모로코를 비롯한 알제리, 튀니지 등 아프리카 북쪽 지역 사람들이 많이 입는다. 

‘수단 사람’의 옷차림이다.

수단인의 옷차림

보통 수단 사람들은 이마마(터번)을 착용 후, 헐렁한 흰색 옷을 즐겨 입는다.  

이집트 사람’의 옷차림이다. 

이집트인의 옷차림

보통 흰색이 아닌 검은색이나 갈색 등의 옷을 즐겨 입는다. 사회적 지위가 있는 사람들은 보통 이렇게 모자를 쓴다.

‘투르키에(Turkiye) 사람’의 옷차림이다. 

투르키에인의 옷차람

세속주의 영향을 많이 받은 투르키에 사람인지라 일반인들은 거의 서구식 복장과 거의 유사하게 옷을 입지만 조금 종교적인 사람들은 위처럼 많이 입는다.

이슬람의 성지 메카와 메디나가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남자’의 대표적인 복장이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아 윤 석열 대통령을 만난 ‘빈 살만 왕세자’ 일행의 복장과 같다. 

사우디아라비아인의 옷차림

붉은색 두건은 '쉬마그'라고 불리며 보통 사우디아라비아의 상징처럼 굳어져 있다. 
다른 지역도 이와 유사한 '쉬마그'를 쓰지만 색깔은 붉은색이 아닌 흰색, 검은색 등을 사용한다. 머리에 두른 검은 색 동그라미는 '이깔'이라고 한다. 사막의 유목민인 베두인이 낙타를 동여맬 목적으로 쓰이던 동아줄이 패션을 목적으로 머리에 두른 것이란 이야기도 있다. 

‘파키스탄 남자’의 옷차림이다. 

파키스탄인의 옷차람

상의는 길게 내리고 하의는 바지 형태로 활동이 편한 것이 특징이다. 

이슬람 국가 중 최대 인구(2억 7,550만 명)를 자랑하는 인도네시아와 그 주변국 말레이시아 남자들의 옷차림이다. 

안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인의 옷차람

다양한 무늬로 치장한 셔츠에 검은색 모자를 쓴다. 

이처럼 이슬람 국가마다 남자들의 옷차림이 다르다. 그렇다면 이 중에서 진정한 '이슬람 복장'은 무엇일까? 꾸란과 하디쓰에 근거한 이슬람적인 복장이란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남성이 가려야 할 부분은 배꼽부터 무릎까지이며, 여성의 아우라는 손과 얼굴을 제외한 모든 신체 부분이다. 따라서 이슬람 복장이란 주위 사람들이 자연스럽고 보기 좋은 느낌이 들며 가릴 것은 다 가리고 이슬람이 금기하는 특정 드레스 코드를 피하는 것이 바로 이슬람적 복장이다. 

따라서 위에서 소개한 모든 복장이 그 모습은 다를지언정 해당 국민들에게는 모두 이슬람 복장이다. 

참고로 이슬람에서 금(禁)하고 있는 드레스 코드는 다음과 같다. 

<남성의 경우>... 비단으로 만든 옷, 위아래가 모두 붉은색인 옷(여성에게만 허용됨), 복숭아뼈 아래로 밑단이 내려온 바지를 금한다.  

<여성의 경우>... 맨발이나 피부색 등 아우라가 드러나는 짧은 상의나 하의 그리고 몸에 딱 달라붙어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금한다.

<남녀 공용>... 허영심이나 사치로 입는 옷, 혹은 튀거나 유별난 것으로 평가받는 옷과 무슬림이 아닌 불신자들(스님 복장, 목사 복장 등)의 특유한 옷을 금한다. 

파키스탄의 일부 단체는 초록색 터번을 매우 중요시한다. 

파키스탄 단체 옷차림

그 근거는 하나님의 사도 무함마드께서는 초록색을 사랑하셨고 천국의 거주자가 입을 옷의 색깔이 초록색이라는 것이다. 

끝으로 이슬람은 전 세계의 모든 민족을 위한 종교다. 따라서 특정 인종이나 지역의 옷이 이슬람을 대표하는 옷이 될 수는 없다. 이란에서의 ‘마흐사 아미니 사건’이 조화롭고 원만하게 해결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무슬림 여성들이 자유롭게 선호할 수 있는 옷을 입을 수 있으면 좋겠다. 무슬림 여성 복장과 무슬림 남성 복장 속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지상에는 남존여비(男尊女卑) 사상이 살아 숨 쉬는 것 같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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