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길 CEO칼럼] '2023 새만금 잼버리'와 '1991 고성 잼버리'
[전대길 CEO칼럼] '2023 새만금 잼버리'와 '1991 고성 잼버리'
  • 김민수 기자
  • 승인 2023.08.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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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2023년 8월 1일부터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축제라는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전북 부안군 새만금 야영지(8.84km²)에서 열리다 멈추었다. 

영국(4,465명), 미국(1,020명), 일본(1,577명), 대만(1,612명), 독일(2,164명)과 스웨덴(2,060명), 우크라이나(29명)와 대한민국(3,703명) 등 세계 158개국에서 43,000명 청소년이 참가 중이다. 

그러나 폭염(暴炎) 속에서 온열(溫熱) 환자가 속출하고 위생, 안전, 환경 문제 등으로 영국, 미국 대원들이 중도에 이탈하더니 잔류자(36,000명)도 카눈 태풍의 북상으로 야영지를 조기 철수했다. 

당초 기본계획은 세계 청소년들이 숙영(宿營)하며 화랑의 무예와 예절, 화랑 손기술 등 전통문화체험과 민속놀이, 개척물 만들기와 첨단과학 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었다.

‘잼버리(Jamboree)’란 말은 북미 인디언 언어인 ‘시바아리(Shivaree)’에서 유래했다. 
이 말뜻은 ‘유쾌한 잔치’, ‘즐거운 놀이‘다. 알기 쉽게 말하면 스카우트 청소년(14세~17세) 들의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배양(培養)하는 축제 한마당이다.

1991년 8월 한국경영자총협회 노사대책부장으로 필자가 일할 때 특별휴가를 내고 <1991 세계 잼버리>에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필자에게 주어진 임무는 스웨덴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 등 귀빈을 위한 <VIP 브리핑실> 청소와 상황실 정리 정돈이었다. 

이 태재 상황실장(당시 공항중학교장)과 상황반장은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사진 속 안경 쓴 분)이었다. 대다수 자원봉사자는 중·고등학교 영어·외국어 선생님이었다.

1907년 영국 ‘베이든 포웰(Powell, B.)’이 세계보이스카우트를 창설했다. 
그는 기병대 장교로 보어전쟁에 참여한 경험을 통해 규율 있는 사회와 진정한 애국자를 육성하려면 소년 시절의 훈련이 필요함을 절감하고 전역 후 새로운 소년단 결성을 추진했다. 

1906년 20명의 소년을 모아 실험적으로 훈련을 실시한 후 이듬해에 정식으로 발족시켰다. 소년들에게 매력과 위엄을 주기 위해 군대의 척후 활동을 도입했다. 책임감·모험심·연대의식을 기르고 사회의 척후 역할을 수행한다는 뜻으로 <보이스카우트>라고 명명했다. 

1920년 영국 런던에서 처음 열린 ‘잼버리(Jamboree)’는 세계스카우트 연맹이 4년마다 세계 각지를 순회하며 열리는 국제 청소년 야영대회다. ‘세계 청소년 문화 올림픽’으로도 불린다. 

1991년 8월 8일~16일(8박 9일) 강원도 고성에서 “세계는 하나(Many lands, One World)라는 주제로 열린 <1991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에 보이스카우트 대원인 장남(중1)도 참가했다. 총 131개국 25,000명이 참가했다. 

일과를 마친 밤에는 속초 앞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海風)을 맞으며 땀을 식혔으며 밤하늘에 빛나는 별 무리는 청소년들의 꿈을 키웠다. 천막 안에서 잠자고 새벽 아침에 눈을 뜨면 장엄한 울산바위가 대원들을 맞아주었다. ‘설악산  울산바위’는 스카우트 대원들에게 자연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깨우쳐 주었다. 

스웨덴 ‘칼 16세 구스타프(Gustaf) 국왕(1973년 9월 15일~ 재임)’이 고성 잼버리 현장을 찾았을 때는 ‘김 진화 KBS 대기자(9개 언어에 능통)’가 브리핑을 했다. 

맨땅 위에 세워진 브리핑실은 스카우트 대원들 막사처럼 에어컨이나 선풍기가 없었다. 당시 쌍용그룹 회장인 김 석원 한국 스카우트연맹 총재는 대회 기간 내내 자리를 뜨지 않고 상주했으며 대회장 막사에도 냉방시설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모든 스카우트 대원과 동일한 환경에서 똑같은 식사를 했다. 박 건배 스카우트연맹 부총재(당시 해태그룹 회장)도 자리를 비우지 않고 대회 현장을 지켰다. 

학창 시절에 보이스카우트 대원으로 활동했던 두 분은 스카우트 총재단이라고 해서 어떤 특권이나 특식을 제공받은 적이 없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쌍용그룹 임직원들이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로 눈에 띄지 않게 현장에서 묵묵히 활동했다.        

<1991 세계잼버리 화장실 청소 자원봉사자인 가수 김민기>

특별히 ‘가수 양희은’이 부른 노래 <아침 이슬>을 작곡한 ‘가수 김 민기’ 씨의 비화(祕話)를 세상에 알린다. 그는 1991 세계 잼버리 대회장 화장실 청소 담당 자원봉사자로 참가했다. 

그가 청결한 화장실을 위해 걸레와 마포를 들고 구슬땀을 흘리던 현장을 보았다. 김민기 씨의 낮은 자세의 봉사 활동이 세상을 밝고 맑게 만드는 염광(鹽光)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이스카우트 대원이나 자원봉사자는 회의 시작 전이나 공식 행사 시작 전에 기립(起立)해서 우수(右手)의 ‘검지·중지·환지’ 등 3지(指)를 위로 펼쳐 들고 <보이스카우트 선서문(宣誓文)>을 동시에 외친다. 엄지와 약지는 맞잡는다. 

<보이스카우트 선서문(宣誓文)>이다. 
“나는 나의 명예를 걸고 다음의 조목을 굳게 지키겠습니다.
첫째, 하느님과 나라를 위하여 나의 의무를 다하겠습니다!
둘째, 항상 다른 사람을 도와주겠습니다! 
셋째, 스카우트의 규율을 잘 지키겠습니다! 

회의 직전 언쟁(言爭)을 벌이던 대원들과 자원봉사자들이 선서문을 다 같이 외친 후에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분위기가 급변, 화기애애(和氣靄靄)해졌다. 

맹자(孟子)는 “하늘이 내려주는 천시(天時), 땅의 혜택을 누리는 지리(地利) 그리고 서로 화합하여 힘을 모으는 인화(人和)”를 세상사를 결정짓는 3가지 기본 요소로 꼽았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4년마다 8월 초에 열리는 대회 기간을 기상이변으로 인한 폭염에 대한 대응책을 좀 더 세심하게 검토해야 했다. 새만금(새萬金)보다 입지 조건이 양호한 ‘지리산이나 덕유산 야영지’, ‘무주 태권도원’ 등에서 잼버리를 개최했다면 어떠했을까? 

가장 중요한 것은 인화(人和) 문제다. 여성가족부, 행안부, 문체부 등 중앙 정부 기관과 지자체인 전라북도가 이번 대회를 공동으로 주관했다. 국회의원(1명) 포함 공동 조직위원장이 5명이나 되었다. 전라북도 도지사는 집행위원장이다.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1991 세계 잼버리 대회 매뉴얼(Manual)>을 관련 기관 공직자들은 펼쳐보지도 않고 잼버리대회를 개최하지 않은 스위스나 여타 국가를 관광하는 이상한 출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럴 수가 있을까?” 입이 벌어진다. 이들이 인공지능(AI)에 물어보았다면 해외로 나가지 않고서도 성공적인 개최 방법을 알았을 것이다. “국민이 낸 혈세(血稅)를 이렇게 함부로 써도 되는지?”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납세자의 한 사람으로서 정중히 묻고 싶다. 

새만금 잼버리를 총괄하는 부처가 여럿이다 보니 <Control Tower>가 없어 보인다.  한마디로 대회 운영 모든 책임을 지고 주도적으로 총괄 지휘하는 구심점이 없는 것 같다. 

사전에 <Free Jamboree>를 열어 문제점을 도출하고 조직을 혁신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5인의 공동위원장은 “새만금 대회가 잘 준비되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만 말했다. 잼버리를 총괄 기획하고 주최한 세계스카우트연맹·한국스카우트연맹의 활동도 눈에 띄지 않았다. 

중추적인 책무를 다해야 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누구인지도 잘 몰랐다. <1991 고성 세계잼버리> 때에는 김 석원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대회 본부 좌장으로 <Control Tower> 임무를 수행하며 세계 언론기관에 인터뷰하며 적극적으로 홍보했음을 적는다. 

대회 준비 부족으로 세계인으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는 <2023 새만금 잼버리>가 끝나기 전에 뒤늦게나마 종교계와 주요 기업들, 여러 학교와 단체 등에서 적극적인 후원에 나섰다. 

<2023 새만금 잼버리> 초기에는 미흡했지만, 마무리를 잘해서 전화위복(轉禍爲福)이 되기를 바란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를 모두가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새 출발 하면 좋겠다.  

오는 8월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K-POP 콘서트>가 이번 대회의 주인공인 참가한 스카우트 대원들의 환호와 성원으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2023 새만금 잼버리> 폐막식이 열리길 바란다. 

끝으로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리라”란 성경(욥기 8:7) 말씀으로 맺는다.      
        
      전   대   길
(주)동양EMS 대표이사, 수필가
국제PEN 한국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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